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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메모리 이후’ 전략 주목…차량용·파운드리 ‘초격차 승부’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삼성전자가 자동차용 반도체 출시를 공식 선언했다. 작년부터 사업을 키우고 있는 파운드리 부문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 호황 이후를 대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파운드리와 차량용 반도체 사업은 ‘초격차’ 전략에 몰입하는 삼성전자의 사업 방향과도 일치한다. 파운드리 부문에선 7나노미터(nm) 이하 극자외선(EUV) 공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스마트 기기 탑재 제품보다 사용 환경과 수명 등에서 더 높은 품질 수준이 요구된다. ‘메모리반도체 고점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 다양화로 국내외 우려를 씻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고점 논란이 한창이다. 주로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비관론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비관론 확장의 주역인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2015년보다 공급과잉이 더 심각하다’라는 의견을 또 내놨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 같은 비관론에 ‘4차 산업혁명’ 수요 확대로 맞서고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와 같은 신기술은 물론, 자동차 전장(전기장치) 사업 관련 수요처가 속속 생겨날 것이란 전망이다. 일각에선 반도체 고점론이 주가에 이미 반영됐으며 미·중 무역전쟁이나 금리 상승 등 외부 요소를 더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자성의 목소리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위주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국가 전체의 우려 요소로 여겨지기도 했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메모리반도체 부문은 80% 이상을 차지하며,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은 20% 이상이다. 반면 삼성전자 매출에서 비메모리 사업 비중은 대략 10% 초반대에 불과하다.

또한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 반도체 비중은 70% 이상인데, 국내 점유율은 3% 정도다. 국내 기업 점유율이 60%에 달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고점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메모리 위주인 국내 반도체 산업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자각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이유다.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사업을 강화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작년 5월 시스템 LSI 사업부 소속이던 파운드리 사업팀을 독립된 사업부로 승격했다. 이어 올해 1월 ‘팹리스, 디자인하우스, 파운드리’ 융합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새로운 반도체 생태계인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를 구축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 분야 업계 1위인 대만 TSMC와 7나노 이하 EUV 공정 양산 경쟁을 벌이며 ‘초격차’에 몰두하고 있다.

업계는 ‘4차 산업혁명’ 영향으로 파운드리 관련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반도체 설계 기술을 보유한 팹리스(fabless) 스타트업 등이 우후죽순 생겨나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스마트팩토리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칩 설계 아이디어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다.

전장 관련 사업은 계속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글로벌 전장기업인 하만을 인수한 후, 새로운 M&A(인수합병)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도 계속 제기돼왔다. 올해엔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 마그네티 마렐리(Magneti Marelli) 인수설이 돌기도 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어제 자동차용 프로세서 브랜드 ‘Exynos Auto(엑시노스 오토)’와 이미지센서 브랜드 ‘ISOCELL Auto(아이소셀 오토)’를 출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올해 말부터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이다. 2011년 모바일 SoC(System on Chip) 브랜드 ‘엑시노스’와 2017년 이미지센서 브랜드 ‘아이소셀’ 출시에 이어 차량용 반도체 브랜드를 처음 출시함으로써 반도체 사업 다양화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은 일찍이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바이오와 함께 4대 핵심 미래 전략사업으로 전장사업을 꼽았다. 자동차에서 반도체가 활용될 수 있는 영역은 다양하다. 기본 계기판, 차체, 섀시 등 일반 차량 내 적용 영역뿐 아니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인포테인먼트 등 향후 발전 방향과도 궤를 같이 하는 신규 수요처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벤츠, 아우디, 현대차 등 완성차 기업의 미래차 전략이 중요한 화두가 되면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작년 약 38조원 규모에서 2022년 약 60조원 이상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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