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내외 인터넷 기업 간 규제 역차별(비대칭성) 해소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관련 토론회와 세미나가 열리는 까닭이다. 해묵은 사안이지만 탁상공론식의 논의가 계속되는 탓에 매년 반복되는 풍경이기도 하다.
역차별 해소가 시급한 분야로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시장이 꼽힌다. 수년전부터 경고가 있어왔으나 이렇다 할 조치는 없었고 지금은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유튜브 등의 글로벌 플랫폼들이 국내 시장을 장악했다. 국내 사업자들이 시장 대응을 못했다고 보기엔 발목을 잡고 있는 역차별 규제들이 상당하다.
현재 국내 사업자들은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시스템 구축과 모니터링 인력 확보 등으로 이용자 보호에 나서지만 글로벌 사업자들은 국외에 서버가 있다는 이유로 행정적 제재가 어려워 유해성 콘텐츠나 저작권 이슈에서 자유롭다. 유튜브가 국내에서 시장 지배적 사업자 지위에 올랐지만 망 사용료는 한 푼도 내지 않는다. 반면 네이버가 한해 부담하는 망 사용료만 700억원대다. 국내에서 버는 것에 비해 푼돈 수준의 법인세 등 과세 역차별도 시급한 해결이 필요한 사안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선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한국법인장을 불러놓고도 소득이 없었다. ‘모른다’, ‘더 깊이 보겠다’ 등의 면피성 답변만 들었다. 일부 의원들이 역차별 이슈를 거론했으나 헛물만 켠 수준이었다.
반면 국감에 나간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에겐 날선 질의가 집중됐다. 사실상 네이버 뉴스 국정감사였다. 역차별을 거론한 창업자의 외침은 묻히고 네이버를 겨냥해 ‘괴물’, ‘조폭’, ‘삐끼’ 등 자극적인 언사가 넘쳐났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역차별 해소 논의가 뒷전으로 밀려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번엔 바뀌어야 한다. 올해 국정감사도 소득 없이 넘어가선 안 될 것이다. 매년 시장 진단만 하다가 지금은 국내외 플랫폼 간 체급차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벌어졌다. 더 늦기 전에 실질적 조치가 필요하다. 최소한 ‘공평한 룰’ 안에서 기업 간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회와 정부가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