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지난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종합감사가 너무 치열했을까. 다음날 새벽 1시가 넘어서까지 진행된 과방위 국감에선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GIO·글로벌투자책임자)를 둘러싼 야당 의원들의 난타전이 이어졌다. 이 창업자는 “명심하겠습니다”, “잘 고민하겠습니다”라고 답변하기에 바빴다.
31일 정무위원회 종합감사는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다. 날선 질문이 나왔다고 하지만 전날 국감에 비할 것은 아니었다. 첫 질의가 오후 2시반께 나왔고 두 시간여만에 이 창업자의 심문 일정이 마무리됐다. 증인 심문 이후엔 이 창업자가 글로벌 시장 경쟁을 겪으면서 느꼈던 속내를 꺼내 보일 기회도 있었다.
◆‘포털 뉴스 편집권 포기’ 재차 거론돼=정무위 감사에서도 네이버 뉴스 편집 문제가 거론됐다. 김성동 의원(자유한국당)은 “언론재단 조사에 따르면 포털사가 언론에 해당된다고 보는 국민이 50%가 넘고 네이버가 언론 사업자에 해당한다는 판결도 있다”며 “현재 네이버가 뉴스 페이지 편집권을 갖고 있는데 편집 권한은 포기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또 김 의원은 지난 대선 기사가 부당하게 배열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어떤 알고리즘으로 투명하게 운영할 것인지 책임 의식을 갖고 제도화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상정 의원(국민의당)도 네이버 뉴스 배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러나 심 의원은 “네이버가 1위 포털사업자로서 책임을 갖고 이번 국정감사 출석을 혁신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당부의 말을 보탰다.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네이버 광고수익을 거론했다. 박 의원은 “광고주 90%가 중소상공인이고 이 중 절반이 10만원 이하 광고를 집행한다 했다”며 “나머지 절반은 얼마를 지불하는 것이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이 창업자는 “40% 정도는 50만원대 광고비를 집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이 창업자는 “네이버 검색광고는 신문이 아니라 구글로부터 뺏길 수 있는 시장을 막아내고 있다고 본다”며 국내에서 네이버 역할을 한차례 짚었다.
◆발언 기회 얻은 이해진 “부족한 것 뼈저리게 느껴…세계 시장 봐야”=이날 이 창업자는 증인 심문이 끝나고 발언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때 국내외 기업 간 역차별과 사회 기여에 대한 본인 생각 등의 속내를 꺼내놨다.
이 창업자는 “제가 부족한 것이 많다는 것을 뼈저리게 받아들인다. 개선하겠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이어서 그는 “인터넷 환경은 국경이 없다. 예전 오프라인 시장과는 다르게 글로벌하게 바라봐야 한다”며 “싸이월드가 사라지고 (싸이월드의 광고)수익은 작은 기업, 신문사가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 구글이 가져간다”고 시장 현황을 전했다.
또 이 창업자는 “국내에서 그들(페이스북과 구글)이 어마어마하게 돈을 벌고 있는데 얼마나 버는지 모르고 세금도 안내고, 트래픽 비용도 안내고”라며 국내외 기업 간 역차별을 언급했다.
덧붙여 그는 “제가 유럽에서 본 것은 유럽, 중국에서는 자국 기업이 미국 기업과 싸워서 살아남도록 모든 정치인들이 그런 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장을 보실 때 인터넷은 국내가 아니라 세계 시장 전체를 놓고 봐야한다”며 소신 발언을 했다.
마지막으로 이 창업자는 “10년 전부터는 일본시장, 지금은 유럽, 미국 시장에서 잘할 수 있는 일만 열심히 하고 거기에 책임을 지고 하는 것이 사회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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