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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동영상 유통 시장, 암울하다…정부 결단 필요”

- 체감규제포럼 세미나서 유튜브 이용자 쏠림현상 재차 경고
- 국내외 사업자간 규제 비대칭성(역차별) 해소 위한 정부 결단 있어야
- 글로벌 사업자 규제는 쉽지 않아…국내 사업자 진흥에 무게 실려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국내 ‘온라인 동영상 유통 플랫폼(OTT)’ 시장에서 유튜브와 페이스북으로 이용자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업계도 학계도 드러내놓고 말하진 않지만 이대로 간다면 국내 사업자들이 시장 우위를 차지하는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 수 있다.

이는 ‘포지티브 피드백 루프(Positive Feedback Loop)’가 주된 이유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동영상이 많은 곳에 창작자와 이용자가 몰리고 이를 통해 플랫폼 수익이 생기면 투자가 이뤄지고 다시 동영상이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말한다. 이 같은 유통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유튜브로의 이용자 쏠림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21일 체감규제포럼(공동대표 김민호, 이상우)이 서울 중구 뉴국제호텔 세미나실에서 진행한 세미나에서 동영상 유통 시장에서의 이용자 쏠림에 대한 경고가 재차 제기됐다.

2017년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보고서를 보면 이용자 기준(중복응답)으로 유튜브가 93.2%, 페이스북이 29.6%를 차지하고 있다. 3위 네이버 TV캐스트는 18.3%다. 아프리카TV, 카카오TV, 옥수수 등 여타 사업자를 모두 합해도 50.2%에 머물러 1위 유튜브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치를 보인다.

이날 세미나에서 이경원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동영상 유통 플랫폼의 경쟁력 저하 이슈’ 발표에 나서면서 “암울한 측면이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교수는 “‘포지티즈 피드백 루프’가 너무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며 “(국내 사업자들에게서) 이용자들을 끌어들이는 획기적 방안이 등장하기 전까지 글로벌 플랫폼이 누리는 포지티브 피드백 루프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국내 동영상 유통 플랫폼 시장 현황에 대해 “사면초가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지상파와 종합유선방송국(SO), IPTV 등 사업자들이 어느 정도 대체 관계에 놓인 OTT의 활성화를 달가워하지 않으면서 기존 규제체계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그렇게 되면 OTT 활성화는 먼 얘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규제 형평성 차원에서 글로벌 사업자를 규제할 것인가, 국내 사업자까지 규제를 풀 것인가 기로에 놓여있다. 이 교수는 “규제인가 진흥인가 정부가 양쪽 다 하겠다고 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며 정부의 정책 결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정부가 ‘유튜브를 규제하겠다’고 결단해도 실제 집행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이 교수는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럽연합(EU)이 구글에 거대 과징금을 매길 수 있었던 이유도 이 교수는 “하나의 집단이었기 떄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박사는 세미나에서 국내 사업자들이 글로벌 사업자에게 밀린 여러 이유로 규제의 비대칭성(역차별) 외에 ‘글로벌 사업자 대비 진취적으로 OTT 시장을 보지 못한 점’, ‘새로운 이용 경험을 제공하지 못한 점’, ‘라이브러리가 비슷하고 큐레이션(콘텐츠 추천)이 미약했던 점’ 등을 언급했다.

이 박사는 “우리나라 사업자들에게서 포지티브 피드백 루프가 작동하려면 (플랫폼)사이즈가 충분히 커진 뒤에 치고 나가줘야 하는데 그 전에 규제 개입 시도가 생겼다. (사업자들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점과 함께 정부에서도) 양쪽에 문제가 있지 않나”라며 “정부가 규제 리스크를 해소해줬어야 하지 않았나”라고 의견을 냈다.

이경원 교수는 토론에서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정부가 규제에 대해 입장을 명확히 해서 (해외 사업자의 규제체계) 편입을 노력할 것이냐 (국내 사업자들의) 진흥을 노력할 것이냐 결정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이어서 이 교수는 “정부가 두 개를 같이 가져가려는데, OTT 쪽은 같이 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국내외 사업자 간 규제 비대칭성을 해소해 진흥으로 정책 방향을 잡아야한다는데 힘을 실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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