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IT전문 블로그 미디어 = 딜라이트닷넷] 최근 삼성이 스미토모화학을 CPI(투명폴리이미드) 필름 공급업체로 확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유일한 양산 체계를 갖춘 코오롱인더스트리(이하 코오롱인더)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CPI 필름은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로, 최근까지도 코오롱인더가 삼성디스플레이 공급업체로 선정될 가능성이 커 많은 기대를 받았다. 최근 일반 투자자나 기관 대상 IR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이 쏟아졌던 점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이미 몇 달 전부터 스미토모화학이 초도물량을 공급할 것이란 얘기가 많아 의문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스미토모화학은 지난 6월 “2019년 삼성 폴더블 스마트폰용 CPI 필름 공급 준비를 완료했다”라고 발표한 바 있으며, 업계에서도 삼성과 공급 계약을 맺었다는 관측이 계속 제기됐다.
일각에선 삼성이 일본 소재로 초기 시장 진입에 나선 이유가 국내 기술력이 일본을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코오롱인더가 현재까지는 CPI필름 양산 설비를 갖춘 유일한 회사라는 점에서 여전히 기대감이 남아있는 모양새다. 스미토모 화학이 파일럿 설비만 갖췄다는 점에서 삼성이 우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개선사항을 반영하는 단계를 밟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아직 내년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의 CPI 필름 공급업체를 최종 선정하지는 않았으며, CPI필름 스펙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삼성개발자콘퍼런스(SDC 2018)’에서 폴더블폰을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화웨이도 올해 11월 중으로 폴더블 폰을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업계에선 실제 폴더블폰 양산은 내년에야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과 화웨이가 ‘최초’ 타이틀 경쟁을 차지하기 위해 공개를 서두르고 있지만, 실제 판매용은 내년에야 나올 것이란 분석이다. 대량 생산 이전 소비자 반응을 살피는 전략인 셈이다.
한편에선 삼성이 CPI필름 공급가를 낮추기 위해 협상 과정에서 일본 제품을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CPI필름 가격은 1㎡당 대략 30만~50만원대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최초로 공개되는 폴더블 폰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끌어내느냐다. 시장 반응이 좋아 대규모 생산으로 이어지면 파일럿 설비만 갖춰진 스미토모화학보다 양산 체제를 완비한 코오롱인더가 유리하다. 무엇보다 삼성이 전체 폴더블폰 시장판을 키우는 전략을 짜고 있는 점도 호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샤오미, 오포에도 폴더블 디스플레이 테스트 샘플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인더는 소비자 반응이 좋으면 내년 CPI필름 생산라인을 2, 3호기까지 증설할 계획이다. 현재 양산 준비를 마친 경북 구미의 1호 생산라인은 캐파(CAPA·생산능력)가 면적 기준 100만㎡, 연간 매출 기준 2000억원대다. 만일 회사 계획대로 2020년 3개 생산라인이 가동되면 캐파는 6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초기 소량을 출시했더라도 소비자 반응이 좋다면 이후 생산량을 대규모로 늘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이 내놓는 폴더블폰 초기 물량은 1만대 미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CPI필름은 베이스 필름 위에 하드코팅 작업이 필요하다. 코오롱인더는 일본 하드코팅업체와 협력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BOE 등에 테스트용 샘플을 제공하면서 퀄(Quality·품질인증) 단계를 밟고 있다. 스미토모화학은 100% 자회사인 동우화인켐과 협력해 코팅 작업을 진행하며, 베이스 필름은 대만 업체로부터 아웃소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