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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영 칼럼

[취재수첩] 국내 SW개발자 평균 월급이 630만원?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매년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서 발표하는 ‘SW기술자 임금실태조사’ 결과를 놓고 개발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사실 분분한 것이 아니라 논란에 가깝다.

올해 SW 기술자의 평균임금이 무려 월 629만5432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4.6%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초급기술자의 경우도 12% 늘어난 448만6165만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기사의 댓글에는 “어디 외국가서 조사했나”, “어느 SW 기술자가 그런 월급 받나”, “저기서 절반으로 나누면 개발자 월급”이라는 조롱의 목소리가 가득하다.

왜 이러한 괴리가 발생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이번 조사에서 말하는 ‘SW기술자 임금’이 실제 근로자들이 받는 임금이 아닌, SW사업비 산정 시 활용하기 위한 ‘인건비’ 개념이기 때문이다.

즉, 이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발주한 사업 입찰 시 견적서를 내고 청구할 때 필요한 인건비 산정 기준인 것이다. SW 기술자들이 사업에 투입되면서 발생하는 인건비 성격의 경비(사업대가)인 만큼, 실제 임금과는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여기에는 직원에게 지급하는 기본급이나 제수당, 상여금 이외에도 퇴직급여충당금이나 법인부담금과 같은 비급여성 항목까지 모두 포함돼 있다.

협회 측은 “사실 기술자들이 이같은 수치에 체감하지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아서, 기본급만 별도로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했었다”며 “하지만 원래 취지가 사업대가로 활용되는 측면이 강했기 때문에 오히려 실제 임금을 따로 발표하는 것이 시장에 더 혼선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또한 ‘SW기술자 평균임금’이라는 용어 자체가 주는 혼란도 있다. 이는 기존 ‘SW기술자 노임대가’에서 변경된 것이다. 노임(勞賃)이란 건설업 등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협회는 이러한 명칭이 지식기반의 SW산업에 적절치 않다며 2015년 변경했다.

그러나 용어만 바뀌었을 뿐 건설공사 인부들의 노임을 계산하듯 인력에 등급을 매기고 이에 따라 대가를 산정하는 조사 형태는 여전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학력과 경력, 자격증 유무를 종합해 나눈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눈 SW기술자 등급제 역시 2012년 폐지됐으나 올해도 여전히 구분해 발표했다. 협회 측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등급별 기준 평균임금을 공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올해 처음으로 발표한 28개 IT직무 기준별 기준 임금만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기술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SW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SW개발 업무의 성격을 마치 건설산업의 일용직 노동자처럼 생각하고 그 가치기준을 업무량과 투입시간, 사업장 규모 단위에 뒀다.

하지만 SW는 그런 성격으로 규정할 대상이 아니다. 때로는 수십년 경력의 개발자보다 20살의 어린 개발자가 더 뛰어날 수도 있다. 다양성과 창의성을 고려한 인재 개발에 중점을 둔 새로운 형태의 통계가 나타나길 바란다.

이와 함께 SW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SW 기업이 사업대가에 맞는 제값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이 산업을 구성하고 있는 SW개발자 개개인의 처우 개선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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