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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영 칼럼

[취재수첩] 여전히 아쉬운 'SW 천억 클럽'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해 300억원 이상 매출을 거둔 소프트웨어(SW) 기업은 224개, 이들 기업의 매출 총액은 56조원로 전년 대비 9.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사자 수 역시 9% 늘어나 매년 고용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내용은 최근 발표된 한국SW산업협회의 ‘SW천억클럽’ 조사 결과다. 협회는 지난 2013년부터 매년 7~8월 경 SW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기업의 전년도 매출액 규모를 조(兆), 5000억, 1000억, 500억, 300억원 등 구간별로 나눠 조사하고 있다. SW천억클럽은 SW산업 매출은 부품 원가 등이 판매가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SW 매출 300억원이 제조업 기준으로 약 1000억원에 해당한다는 가정 하에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SW 관련 통계가 많지 않은 가운데 협회의 이러한 자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다. 하지만 매년 이 통계를 보면서 여전히 아쉬운 점은 있다.

우선 SW업체 정의에 대한 모호함이다. 협회는 SW 사업자신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자공시시스템,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 한국게임산업협회 등의 기업정보서비스를 활용해 자료를 취합한다. 때문에 SW업종에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SW업체라고 여기는 IT솔루션 뿐만 아니라 시스템통합(SI), 인터넷서비스, 게임업체까지 모두 포함돼 있다.

즉, 삼성SDS나 LG CNS와 같은 SI, 네이버와 같은 인터넷서비스, 넥슨과 같은 게임 업체 등을 ‘SW업체’로 볼 것이냐에 대한 논쟁은 SW천억클럽 발표 초기부터 계속해서 지적돼 온 내용이다. SW협회 관계자는 “리스트의 기업들은 전체 매출의 30% 이상이 SW에서 나온다고 신고한 업체들”이라며 “게임SW도 SW의 범주에 들어있기 때문에 게임업체도 광의의 SW업체로 봤다”고 설명했다.

SI업체 역시 마찬가지. 현재 SW천억클럽 분류에서 매출이 가장 높은 SW업체는 삼성SDS다. 삼성SDS는 지난해 9조299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LG CNS 역시 3조원의 매출로 3위를 기록했다. 특히 SI업종의 매출을 제외하면 SW천억클럽 기업의 매출 총액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자료에 의하면 SI업종의 지난해 매출 총합은 27조9300억원으로 매출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매출이 높은 업종은 인터넷 서비스, 게임 순이다. IT솔루션으로 부르는 패키지 SW의 매출 총액은 7조4100억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SI사업 비중이 지난해에 비해 줄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조현정 한국SW산업협회 회장은 “SI 사업 비중은 줄고 더존비즈온이나 한컴, 비트컴퓨터 등 패키지SW 업체의 체질이 강해지면서 조금씩 이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은 국내 SW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외국계 SW 관련 자료가 빠졌다는 것이다. 한국IBM과 SAP코리아 등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오랜기간 SW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오라클, 한국MS 등은 이번 조사에서 빠졌다. 이들은 국내에서 유한회사 형태로 운영하고 있어 법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등 경영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이들 기업에 지속적으로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받지 못했다”며 “나이스신용평가 등에서 기업 데이터를 사거나 여러 루트를 통해 자료를 확보하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업계는 이들이 국내 SW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이 큰 만큼 국내 SW산업현황을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해선 외국계 업체들의 자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다만 희망적인 것은 외부감사 대상을 유한회사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외부감사법 전부개정안법률의 시행령 개정안’이 마련돼 내년 11월부터 시행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외국계 SW업체의 경영 정보도 내후년이면 알 수 있을 전망이다. 내년에는 보다 발전된 SW천억클럽 자료를 기대한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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