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인공지능(AI) 스피커 판이 커진다. 통신사 포털사에 이어 전자업체가 본격적인 사업에 나선다. LG전자가 AI스피커 제품군을 늘린다. 삼성전자는 빠르면 연내 AI스피커를 시판한다. 통신사와 포털사 AI기기가 생존 시험대에 올랐다.
20일 LG전자는 오는 31일부터 9월5일까지(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2018’에서 AI스피커 신제품 ‘엑스붐AI씽큐’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내장했다. 9월 시판한다. LG전자는 작년 AI스피커 ‘씽큐허브’를 출시했다. 씽큐허브는 네이버 AI ‘클로바’를 채용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가진 ‘삼성 갤럭시 언팩 2018’에서 ‘갤럭시홈’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AI ‘빅스비’를 채용했다. 하만 AKG 음향기술을 접목했다. ‘스마트싱스’를 통해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제어한다. 삼성전자는 출시시점 등 자세한 내용은 오는 11월 개최할 ‘삼성개발자컨퍼런스(SDC)’를 통해 소개한다.
국내 AI스피커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통신사와 네이버 카카오 포털사가 주도했다. 특히 SK텔레콤과 KT는 셋톱박스 등 하드웨어와 내비게이션 등 소프트웨어로 AI 접점을 늘리는 등 적극적 행보를 취했다. AI스피커의 경우 거치형과 휴대형 등 선택지도 넓혔다. 이들에게 삼성전자 LG전자 참전은 득보다 실이 많다. AI스피커 시장은 커지지만 AI 경쟁력을 잃을 위험도 커진다.
AI는 사물인터넷(IoT)시대 새로운 이용자환경(UI)이다. AI스피커 경쟁은 AI 경쟁과 연관 있다. AI스피커는 AI 고도화 첨병이다. 음악을 매개로 신기술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다. 가격이 낮아 이용자를 확보하기 쉽다. AI 성장은 데이터가 많을수록 빠르다. ‘데이터양=경쟁력’이다.
통신사와 포털사는 스피커 시장을 잡기 위해 AI를 도입한 것이 아니다. AI 확산을 위해 스피커를 택한 것이다. AI로 할 수 있는 다른 것을 제공치 못하면 효용가치가 떨어진다. 삼성전자 LG전자는 TV 생활가전 연동이 강점이다. 스피커 외 다른 AI 탑재 기기도 늘리고 있다. AI스피커가 없어도 AI 고도화에 무리가 없다. 통신사와 포털사는 다르다.
이에 따라 통신사와 포털사의 AI스피커 전략은 변화의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통신사는 기기 자체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과 기업(B2B) 제휴 확대로 갔다. 선점 효과 극대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조명등 역할을 하는 ‘누구캔들’을 내놨다. KT는 가격을 내린 ‘기가지니 버디’를 시판했다. 아파트, 호텔 등 빌트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털사는 합종연횡에 적극적이다. 네이버는 LG전자 LG유플러스에 클로바를 공급했다. 카카오는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등과 손을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AI는 결국 데이터 싸움”이라며 “규모를 갖추지 못한 곳일수록 각자도생보다 협력 쪽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삼성전자 LG전자가 낙관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국내와 해외는 다르다. 해외는 아마존과 구글 등을 중심으로 생태계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LG전자 역시 전 세계 시장에서는 AI는 외부에 내주고 제품만 파는 회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각각 ‘알렉사’와 ‘코타나’를 통합키로 했다. 연내 구글 AI스피커 ‘구글홈’ 한국어 서비스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