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T, 13~18세·KT 갤노트9 구매자 대상 제로레이팅 확대…정부, 망중립성 재검토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제로레이팅(zero rat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제로레이팅은 소비자 가계통신비 절감과 통신사 수익보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단으로 여겨진다. 신규 OTT(Over The Top)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통신사는 제로레이팅 범위를 넓히며 반응을 살피고 있다.
19일 통신사가 제로레이팅 마케팅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통신사 제공 서비스외 제로레이팅 서비스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 제로레이팅 서비스는 통신사 내비게이션, 고객센터 애플리케이션(앱)이 대표적이다.
제로레이팅은 모바일 데이터 요금 과금 방식이다. 데이터 통신비를 소비자가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통신사와 관련 서비스 업체가 내는 것을 일컫는다. 소비자는 통신비를 줄일 수 있다. 통신비는 가계통신비 인하 압력을 피할 수 있다. OTT업체는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제로레이팅은 망중립성과 상반된다. 망중립성은 통신사가 모든 콘텐츠를 차별없이 대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제로레이팅은 비용을 내는 업체 네트워크 품질을 보장한다. 비용을 내지 않는 업체는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생긴다. 세계이동통신사연합회(GSMA)는 망중립성이 불공정하다는 주장해왔다. OTT업체가 투자 없이 과실만 챙긴다고 지적했다. 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를 하면서 관리 책임을 통신사에 전가한다는 이유에서다. OTT업체는 통신비에 이미 포함된 부분이라고 맞섰다. 소비자가 관리비를 내니 OTT업체와 관련이 없다는 논리다. 또 스타트업 등 새로운 OTT업체의 출현을 막는다고 반대했다.
평행선을 달리던 양측의 입장은 2017년을 기점으로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재주는 곰이 넘고 수익은 사육사가 챙긴다는 불만이 팽배했다. GSMA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7’에서 제로레이팅 활성화를 강조했다. 망중립성을 처음 제도화했던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망중립성을 폐기했다. 통신은 ‘규제’ OTT는 ‘육성’ 기조가 바뀌었다. 모바일 세상이 본격화하며 OTT업체는 급성장했지만 통신사 손익은 제자리걸음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망중립성을 재검토 중이다.
SK텔레콤은 작년 3월부터 나이언틱 ‘포켓몬고’를 제로레이팅으로 제공했다. 올 7월까지 280TB의 데이터를 소비자에게 과금하지 않았다. 43억원에 이르는 돈이다. 9월부터 13~18세 대상 넷마블, 네오위즈 등이 서비스하는 게임을 제로레이팅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헝그리앱 ▲김급식 ▲스노우 등 중고등학생에게 인기가 있는 앱도 대상이다.
KT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 판촉으로 제로레이팅을 도입했다. 'KT플레이게임‘을 내놨다. ▲피파온라인 4M ▲검은사막 모바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오버히트 4종을 갤럭시노트9에서 다운받아 이용하면 데이터 요금을 받지 않는다.
SK텔레콤은 “9월 제공 제로레이팅 서비스 세부내역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업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 별도로 다양한 방법의 제로 레이팅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했다. KT는 “갤럭시노트9 가입자 대상으로 추이를 지켜본 후 향후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LG유플러스는 일단 관망이다.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상황을 지켜본 후 제로레이팅 제공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로레이팅은 통신사의 5세대(5G) 무선통신과도 관련 있다. 5G는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등 전기 수도 가스 같이 통신이 사회간접자본(인프라)로 굳어진다. 통신사가 모든 투자를 감당하고 소비자가 모든 비용을 지불하기엔 금액이 너무 커진다. 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를 하는 사업자도 일정 역할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