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메모리 반도체 고정거래가에 변화가 생겼다. 최근 공급과잉 전망으로 반도체 고점 논란이 불거졌지만, D램은 보합세를 유지했고 낸드플래시는 하락세에 접어든 모양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밝힌 것처럼 D램은 여전히 수요가 강하다. 스마트폰, 태블릿, PC와 같은 세트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업체가 앞다퉈 용량을 늘리고 있다. 단위 면적당 D램 용량을 늘려 클라우드나 인공지능(AI)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그런데도 D램 비트그로스(Bit Growth, 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당연히 가격도 제자리걸음.
낸드플래시는 상황이 달라졌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자료에 따르면 128기가비트(Gb) 멀티레벨셀(MLC·2비트) 고정거래가 5.27달러를 기록해 6월 5.6달러보다 약 6%가량 떨어졌다. 지난해 9월 이후 거의 1년 만이다.
이는 48단을 넘어서 64/72단 등 고(高)적층 제품의 본격적인 양산과 기술의 발전으로 트리플레벨셀(TLC·3비트), 쿼드레벨셀(QLC·4비트)이 접목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같은 공정이라면 성능은 ‘SLC>MLC>TLC>QLC’, 용량은 ‘QLC>TLC>MLC>SLC’ 순이다.
또한 비트그로스도 D램의 그것과 비교해 훨씬 높다. 평균판매단가(ASP)에도 영향을 준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D램 시장의 비트그로스는 20%, 낸드플래시는 40% 초반”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지난달 고정거래가 변화는 시장에 실질적인 증산이 이뤄졌느냐에 따라 결정됐다고 봐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D램 공급이 당분간 획기적으로 늘어나기가 쉽지 않다”라며 “설사 증산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미세공전 전환에 걸리는 시간, 웨이퍼 투입량의 한계, 웨이퍼 제조 원가를 트랜지스터의 수로 환산한 CPT(Cost Per Transistor) 유지의 어려움 등으로 안정적인 ASP 유지가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한편, D램익스체인지는 낸드플래시 ASP가 하반기에 10% 이상 하락하리라 전망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우리 기업의 D램 비중이 높고 고부가 제품으로의 전환 등으로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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