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1990년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중심의 인큐베이션이 (반도체 육성의) 롤모델이었으며, 중국은 이것을 그대로 따라하면서 투자 규모를 키운 것”
반도체 전자설계자동화(Electronic Design Automation, EDA) 시장 1위 시높시스 아트 드 제우스 최고경영자(CEO)<사진>는 19일 서울 잠심롯데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뒷받침된 한국식 시스템이라고 설명한다.
반도체 업계에 종사하는 많은 수의 관계자는 중국의 매서운 추격으로 당장은 아니지만, 어느 시점에는 동등한 수준까지 올라설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정한 차이를 유지하면서 주도권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어느 주장이라도 공통점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
제우스 CEO는 “한국의 반도체 인력을 중국이 데려가더라도 이른 시간 안에 확보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라며 “인력 이동으로 인한 정책적인 잡음은 있겠으나 협업과 경쟁은 변화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어제의 성공이 오늘의 성공을 답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산업발전 대토론회’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최고위원은 반도체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의 부족고 인력 유출을 문제로 꼽았다. 양 최고위원은 삼성전자 D램 설계팀을 거쳐 낸드플래시 개발 상무를 지낸 전문가다.
이에 대해 제우스 CEO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이에 들어가는 요소 기술의 중요성을 고려한 교육 ▲능력만큼의 제대로 된 처우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양 최고위원도 정부가 대기업 임원의 연봉을 공개하라는 요구의 부당성과 함께 고급 인력, 특히 반도체는 돈을 많이 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처우가 나쁘면 기술(인력) 유출이 될 수밖에 없어서다.
제우스 CEO는 한국, 중국, 인도의 반도체 인력 양성에 대한 차이점도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ETRI와 주변 대학교의 인큐베이션을 롤모델로 대만과 중국에 설명한 적이 있다”라며 “인도는 인큐베이션이 부족하지만, 소수의 엘리트 인력이 존재하고 규제가 덜해 외국 기업의 성장이 빠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시높시스의 향후 전략에 대해서는 “기술이 있는 곳에 진출, 성장 속도를 재빨리 따라가는 것이고 미세공정 한계로 인한 디자인(설계)가 더 어려워질 이유는 없다. EDA의 역할은 복잡성을 줄여주는 일이기 때문”이라며 “반도체가 제공하는 가치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기업이 진출하고 있으며 그만큼 우리의 역할도 다양해졌다”라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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