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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시장도 반·디 불황 감지?…공모가 이하 업체 70%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반도체·디스플레이 업황 악화가 IPO(기업공개) 시장에도 불어 닥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반도체·디스플레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오르며 관련 소재·장비업체들의 IPO가 성행했으나 올해 들어 이 같은 흐름이 거의 끊겼다.

작년 IPO를 실시한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기업은 총 15곳이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는 단 1곳(씨앤지하이테크)만 IPO를 진행했다. 지난해 상반기(6곳)와 비교할 때 초라한 수치다.

특히 작년과 올해 상반기에 IPO를 실시한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기업 16곳 중 현재 주가(23일 종가 기준)가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은 70% 정도인 11곳에 달했다. 특히 공모가 대비 주가 하락률이 두 자릿수(-18~85%)인 기업은 전체의 44%인 7곳이었다.

이처럼 IPO 시장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의 자취가 줄거나 주가가 대체로 공모가를 밑돈 이유는 작년과 달리 올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호황을 이끈 D램 가격은 올해 들어 하락 기조를 보이며 낸드플래시 역시 꾸준한 내림세를 보여왔다. 디스플레이 시장도 중국 패널업체의 공격적인 LCD 투자로 패널 가격 하락이 계속돼 업황 악화가 이어져 왔다.

◆상장 기업 16곳 중 11곳 공모가보다 하락=경영 컨설팅 전문업체 IR큐더스에 따르면 작년 국내 주식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 62개 중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기업은 디바이스이엔지, 메카로, 브이원텍, 서플러스글로벌, 야스, 선익시스템 등 총 15곳이다. 작년 상반기에만 6곳의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이 IPO를 진행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IPO 기업은 단 1곳(씨앤지하이테크)뿐이었다.

서플러스글로벌(548:1), 코미코(745.44:1), 이엘피(738.15:1), 하나머티리얼즈(955.33:1), 힘스(795.94:1), 필옵틱스(588.96:1), 케이피에스(452.96:1), 시스웍(830.31:1), 메카로(664.69:1) 등 작년 상장한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기업의 청약 경쟁률은 대체로 높게 형성됐다. 선익시스템(0.73:1), 야스(0.52:1)와 같은 일부 기업만 낮았다. 작년까지만 해도 대체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월 IPO를 진행한 씨앤지하이테크(625.64:1)도 작년 업황 기대감이 이어져 높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후 올해 상반기 내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기업의 IPO는 없었다.

주가도 대체로 하락했다.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주식시장에 상장한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기업 16곳 중 현재 주가(23일 종가 기준)가 공모가보다 떨어진 기업은 11곳에 달했다.

하락률이 두 자릿수(-18~85%)인 기업은 씨앤지하이테크(-18%), 케이피에스(-23%), 디바이스이엔지(-27%), 메카로(-26%), 서플러스글로벌(-45%), 선익시스템(-60%), 에프엔에스테크(-60%), 필옵틱스(-85%) 8곳이다. 비교적 소폭 하락(-0~10%)한 기업은 힘스 (-6%), 이엘피(-4%), 야스(-3%) 3곳이다.

상승한 기업은 시스웍(+14%), 브이원텍(+97%), 와이엠티(+19%), 코미코(+135%), 하나머티리얼즈(+67%) 5곳에 불과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황 악화를 반영=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도·소매상이 수요업체들에 파는 가격인 현물가격은 계속 하락세다. 현재 D램(DDR4 8Gb 2133/2400㎒) 현물가격은 지난달 25일(8.55달러) 보다 7% 떨어진 7.95달러다. 올해 최고 기록인 지난 1월 가격(9.6달러)에 비해 17% 하락한 수치다. 6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오다 드디어 8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게다가 관세청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은 최근 2개월(5~6월) 연속 감소했다. 제조장비 수입이 줄고 있다는 것은 기업이 반도체 경기를 어둡게 전망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5월과 6월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은 각각 17억3545만7000달러, 14억2990만 달러다. 각각 전년 동월 대비 6.6%, 34.6% 감소했다. 지난 2016년 7월(-19.4%) 이후 2016년 8월부터 지난 4월까지 상승세를 이어오다가 1년 10개월 만인 올해 5월 감소세로 돌아섰다.

게다가 7월 1일부터 20일까지의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41.4% 하락했다. 올해 5월부터 계속 하락폭이 깊어지고 있다.

디스플레이 소재·장비업체의 투자 심리도 작년과 비교할 때 올해 급격히 얼어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년간 LCD 패널가격은 40% 이상 폭락해왔다. 최근 32인치 LCD 패널 가격이 소폭 반등하는 등 점차 안정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으나, 패널업체 간 경쟁이 심해 LCD 과잉공급 현상이 계속 이어지리란 전망도 여전히 많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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