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가 롱텀에볼루션(LTE) 요금제를 데이터 용량 선택에서 속도 선택으로 패러다임을 바꿨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발점을 6만4890원에서 4만9000원으로 낮췄다. 2010년 3세대(3G) 데이터 무제한 경쟁을 촉발했던 요금제보다 저렴하다.
30일 KT는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데이터온(ON)’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필재 KT 마케팅부문장<사진>은 “KT는 3년 전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출시해 데이터 요금제 경쟁 시대를 열었다”라며 “이번 요금제는 용량을 선택하는 시대에서 속도를 선택하는 시대로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이라고 했다.
새 요금제는 ▲톡(월 4만9000원) ▲비디오(월 6만9000원) ▲프리미엄(월 8만9000원) 3종이다. 음성통화는 무제한이다. 데이터 제공량과 주어진 용량을 다 소모했을 때 제약이 다르다. 데이터 용량 제한은 없다. 데이터온톡은 월 3GB다. 초과 속도 제한은 최대 1Mbps다. 데이터온비디오는 월 100GB다. 초과 속도 제한은 최대 5Mbps다. 데이터온프리미엄은 속도 용량 무제한이다. 2010년 SK텔레콤이 처음 내놓은 3G 무제한 요금제가 월 6만5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G보다도 싼 LTE 무제한이다.
박현진 KT 유무선사업본부장은 “선택약정이용 비중이 70% 정도다”라며 “이를 고려하면 최저 3만원대에 이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무제한 벽을 낮췄다”라고 말했다.
데이터 무제한 이용자가 늘어나면 전체 네트워크 품질이 저하할 수 있다. 속도의 하향 평준화 우려다. 지난 2월 LG유플러스가 속도 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월 8만8000원)를 선보였을 때 SK텔레콤과 KT가 대응을 미뤘던 이유다.
이 부문장은 “경쟁사와 우리의 주파수 대역이 다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광대여그로 준비했다”라며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더라도 추가 시설 투자와 내년 5세대(5G) 무선통신 상용화를 생각하면 전혀 문제가 없다”라고 자신했다.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 상향과 고객 유인 효과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정부가 월 2만원 보편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저가 요금제 필요성이 제기된 상태에서 고가 요금제 경쟁이로 비춰지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KT뿐 아니라 통신사는 작년 선택약정할인율 확대 이후 ARPU 하락세다. 1분기 KT의 무선 ARPU는 3만2993원이다. 전기대비 1084원 하락했다. 데이터온톡은 선택약정할인을 적용해도 1분기 ARPU보다 3757원 높다.
박 본부장은 “월 3GB 용량 제한이 있는 월 4만9300원 요금제 가입자가 넘어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 새 요금제를 내면 기존 요금제보다 좋기 때문에 상당수의 고객이 전환한다”라며 “구체적 숫자를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경쟁사가 기존 요금제를 유지하면 상당 부분 넘어올 이득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 부문장은 “ARPU 하락세가 반등할지는 지켜봐야한다”라며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KT는 저가요금제도 만졌다. LTE 베이직을 선보였다. 음성통화 무제한 데이터 1GB다. 월 3만3000원이다. 선택약정할인을 적용하면 월 2만4750원이다. 월 2만원 보편요금제 대비 요금은 4750원 많지만 음성통화 제약이 없다.
이 부문장은 “보편요금제와 관련은 없다. 철저하게 고객 사용 습관, 이용 방법 기초해서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