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화웨이가 국내 시장 진출 범위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통신사에 물건 공급으로 시작 온라인 개인 판매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안정적 매출 확보와 중국 업체라는 단점을 희석하는 전략이다. 노림수는 통신 생태계 주도권 확보다. 가랑비가 옷을 적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8일 화웨이는 한국 사후서비스(AS)센터를 66개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또 직영점에서 태블릿과 액세서리 판매를 시작한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그동안 모바일 제품을 통신사 또는 온라인 마켓에서 판매했다. 직접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웨이는 통신장비와 스마트폰에서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는 업체다. 중국 업체다. 중국이 근거지라는 점은 강점과 약점으로 동시에 작용했다. 강점은 단기간 시장 점유율을 늘일 수 있었던 점, 약점은 브랜드 가치와 보안 우려 등이다. 통신장비는 1위, 스마트폰은 3위다. 미국은 화웨이 통신장비 도입을 금지했다. 스마트폰 유통도 막았다. 악성코드를 심어 중국으로 정보를 유출할 수 있다는 의심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 진출도 비슷한 수순을 밟았다. 통신장비로 교두보를 마련했다. 2013년 LG유플러스에 4세대(4G) 이동통신 장비를 공급하며 자리를 잡았다. 저가 수주에 따른 생태계 혼란, 보안 우려 등이 있었지만 LG유플러스는 투자비 절감을 택했다. 미국 등 문제를 제기한 고객 관련 기지국은 다른 장비 업체로 대체했다.
스마트폰 상륙도 LG유플러스 손을 잡았다. LG유플러스 자회사 미디어로그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이 나섰다. 2014년 9월 출고가 52만8000원에 중저가폰 ‘X5’를 출시했다. 11월 한 달여만에 출고가를 33만원으로 내렸다. 해외 판매한 비슷한 제품에 비해 국내 출고가를 너무 높게 잡았기 때문이다. 중저가폰 공급처는 KT로 넓혔다. 2016년 고가폰 P시리즈를 시판 시장 확대를 추진 중이다.
한편 화웨이의 고객 접점 확대는 5세대(5G) 무선통신 준비 성격이 짙다. 화웨이는 장비 판매보다 유지보수 비용으로 수익을 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 장비를 한 번 도입하면 교체하기 어렵다. 들어가기가 어렵지 들어가면 끝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후려쳐서라도 고객으로 만들기만 하면 미래는 따라온다. 현행 입찰 제도의 맹점”이라며 “정서적 반감과 보안 논란을 덜어내 5G에서 SK텔레콤과 KT까지 영역을 넓히려는 의도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