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넷마블(대표 권영식)은 자타공인 국내 모바일게임 1위 사업자다. 국내에선 경쟁사에게 앱마켓 매출 1위를 내줬으나 세계 각지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다양한 게임 라인업을 포함한 전체 실적에선 넷마블을 넘볼만한 국내 업체는 없다.
세계적으로 봐도 넷마블은 다섯 손가락에 드는 유력 퍼블리셔다. 지난 1월 앱마켓 분석업체 앱애니가 발표한 2017년 연간보고서를 보면 넷마블은 중국의 텐센트, 넷이즈의 뒤를 잇는 세계 3위 퍼블리셔에 올랐다.
넷마블에 앞선 텐센트와 넷이즈는 광활한 중국 내수 시장의 이점을 등에 업고 있다. 이에 비교해 넷마블은 불리한 여건에 놓여있다. 그럼에도 일본과 북미·유럽권 등 게임 선진 시장 업체들을 제치고 단기간에 글로벌 3위까지 올라온 것은 그만큼 세계 시장을 빠르게 그리고 성공적으로 개척했단 의미다.
다만 지난 1분기 넷마블은 이름값에 비해 잠잠한 행보를 보였다. 신작 출시가 전무했던 탓이다. 올해 초 20종의 신작을 예고했으니 기존 계획이 건재하다면 분기당 6~7종의 게임이 나올 전망이다. 2분기 나올 대형 야심작으론 ‘방탄소년단(BTS) 월드’,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등이 꼽힌다.
◆한류 게임 성공사례 쓰나=BTS 월드는 넷마블이 올해 출시를 계획 중인 신작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게임이다. 넷마블이 처음 도전하는 융합 장르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영상과 화보를 활용한 실사형 시네마틱 게임으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회사는 상반기 중 출시를 예고했다.
BTS 월드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담은 1만장 이상의 독점 화보와 직접 출연한 100개 이상의 드라마 영상이 제공될 예정이다. 방탄소년단이 부른 신곡(게임 음악)도 최초 공개를 앞뒀다. 연예인 팬층을 게임시장으로 끌어들일지 주목된다.
또 다른 2분기 야심작으로 거론되는 ‘블레이드&소울(블소) 레볼루션’은 엔씨소프트의 PC온라인 원작의 세계관과 콘텐츠를 재해석한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대전 게임급 전투액션 등 원작의 강점은 그대로 계승하면서 언리얼엔진4를 활용해 모바일 최고 수준의 그래픽 품질을 구현했다. 세력간 경쟁을 기반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규모 오픈 필드 세력전, 지역 점령전 등도 갖춘다.
이밖에 올해 신작으론 ▲‘세븐나이츠2’, ‘이카루스M’, ‘퍼스트본’, ‘원탁의 기사(가제)’, ‘리치 그라운드(가제)’, ‘극열마구마구(가제)’, ‘쿵야 캐치마인드’, ‘쿵야 야채부락리’ 등 넷마블과 국내 개발사들의 유명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신작과 ▲‘해리포터’, ‘일곱개의 대죄 RPG(가제)’, ‘매직 더 개더링M(가제)’ 등 미국, 일본 등 주요 게임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IP 게임을 준비한다.
◆올해 콘솔 시장도 진출…사업영역 확대 본격화=올해 넷마블은 글로벌 매출비중을 더 확대하기 위해 모바일 외에도 콘솔(비디오게임)과 PC온라인 스팀 등을 통한 이종 플랫폼용 게임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우선 일본의 콘솔 닌텐도 스위치를 통해 ‘세븐나이츠’를 내놓을 예정이다. 회사는 PC 스팀과 콘솔 플랫폼 게임으로 개발 중인 ‘리틀 데빌 인사이드’의 개발사 니오스트림에 지분 30%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지난 2월 NTP 간담회에서 “과거에는 모바일이 새로운 장르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모바일이 성숙기”라며 “PC, 콘솔 등 플랫폼 확장, 자체 IP 육성, AI(인공지능) 게임 개발, 신(新) 장르 개척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게임 개발도 추진한다. 현재 관련 게임 1종을 개발 중이라고 외부에 밝혔다.
넷마블은 본격적인 AI 게임 연구를 위해 국내에 AI 게임 센터를,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해 미국에 AI 게임 랩을 각각 설립한다. 얼마 전 넷마블은 IBM 왓슨연구소 출신의 이준영 박사를 초대 AI 센터장으로 선임한 바 있다.
지난 3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넷마블은 블록체인 관련 사업 및 연구개발업을 신규사업 목적으로 추가했다. 이밖에 ‘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관련 제품, 서비스 개발 및 공급업’과 ‘음원, 영화, 애니메이션 제작, 유통, 판매, 판권 구입, 배급, 상영 관련 사업’도 함께 진행키로 했다. 이날 사명도 넷마블게임즈에서 넷마블로 바꾸기로 확정지었다.
넷마블 측은 “게임사업 중심을 유지하되 미래 신사업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가능성을 여는 것”이라고 사명 변경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