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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재출시해달라” 쏟아진 요청…그 옛날 ‘주잔’이 뭐기에?

- 넥스트플로어-스튜디오포립, ‘주사위의 잔영 for kakao’ 내달 출시
- 2004년 서비스 종료 뒤 부활 노리다 소프트맥스 경영권 변동으로 개발 중지
- 개발팀 퇴사 이후 스튜디오포립 설립…“기존 IP 정통한 멤버로 구성” 자신감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게임 커뮤니티에서 잊힐만하면 이름이 언급되곤 하는 옛 게임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주사위의 잔영’이다. 주사위를 굴려 캐릭터를 움직이고 상대방과 전략 대결을 벌이는 보드게임으로 2000년 초반에 많은 인기를 끌었다. 보통 게이머들은 ‘주잔’으로 줄여 부른다.

주잔이 주목받는 이유는 2004년 서비스 종료된 온라인게임이지만 꾸준히 재출시 요청이 있어왔다는 것이다. 서비스 종료 당시 마니아들 사이에서 재출시 요청이 빗발쳤고 그 이후로도 관련 커뮤니티에서 ‘다시 서비스해달라’는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런 주잔이 지난 14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모바일 버전으로 재탄생을 앞뒀다. 그 당시와 똑같은 게임은 아니다. 캐릭터 성장 요소를 넣고 이용자 의견을 받아들여 여러 측면에서 발전적 변화를 꾀한 것이 특징이다. 내달 출시 예정이다.

스튜디오포립 김현수 대표(오른쪽), 이병훈 PD
스튜디오포립 김현수 대표(오른쪽), 이병훈 PD
◆“우여곡절 끝 출시 앞둬…첫 번째 자식으로 생각”
=김현수 스튜디오포립 대표는 21일 넥스트플로어 사옥에서 가진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개발팀에게는 우여곡절이 많은 프로젝트로 첫 번째 자식이라고 생각한다”며 소회를 밝혔다.

주잔은 창세기전 시리즈로 유명한 소프트맥스에서 서비스를 진행했던 포립(4LEAF)에 포함된 게임으로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마니아들 위주로 재출시 요청이 이어졌다. 이에 회사 측도 재개발을 결심하게 된다. 2014년 모바일게임 출시 계획을 공개했다.

그런데 소프트맥스 사세가 기울면서 경영권 변동이 있었고 주잔 개발 중지라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 그 때 넥스트플로어와의 퍼블리싱 계약이 재차 부활의 불씨가 됐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우여곡절은 그 뒤에도 있었다. 소프트맥스의 야심작 ‘창세기전4’ 부진으로 인한 구조조정 여파가 주잔 개발팀에도 불똥이 튄 것이다. 지속 개발이 어려워지면서 결국 개발팀이 퇴사하게 된다. 작년 5월 퇴사 멤버들이 모여 만든 회사가 스튜디오포립이다. 그해 10월 넥스트플로어가 자회사 편입을 결정했고 보다 안정적인 개발 환경을 갖추게 됐다. 주잔 모바일 버전이 빛을 보게 된 배경이다.

김현수 스튜디오포립 대표는 주사위의 잔영 개발진에 대해 “창세기전과 포립 IP(지식재산)에 정통한 멤버들로 구성돼 있다. 소프트맥스 시절부터 함께 해온 멤버가 대부분”이라며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을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주잔 모바일, 어떤 변화 담았나=
주잔 모바일 버전은 3D 캐릭터 게임으로 바뀐다. 개발 역량을 감안한 조치다. 마니아들 요청대로 2D 도트그래픽 기반의 캐릭터를 구현하려면 캐릭터 하나 완성하는데 두 달이 걸릴 정도라는 게 개발진 설명이다. 창세기전의 캐릭터까지 게임 내 구현하기 위해 4~5등신의 3D 캐릭터 제작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캐릭터 성장 요소를 넣은 것은 가장 큰 변화다.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육성해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했다. 무작위성이 강했던 옛 주잔 대비 발전한 부분이다. 옛 주잔에서 무작위 카드전을 즐겼던 이용자를 위한 콘텐츠도 갖췄다.

게임 한판 당 시간은 5~7분으로 잡았다. 주사위를 이용자 의지대로 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의 재미도 넣었다. 승패를 좌우하는 수준은 아니다. 테스트 당시 지적받은 최적화 문제, 미흡한 사운드와 효과음도 개선하는 중이다. 대화 이벤트는 100% 음성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병훈 스튜디오포립 프로덕트디렉터(PD)는 “좋아하는 캐릭터의 등급이 낮아도 성장시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다. 주사위에 컨트롤 확률이 들어가는데 승리 공식이 되지 않도록 밸런싱(균형작업)을 한다”며 “정식 서비스 때 최적화에 많은 신경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이 PD는 “대중적인 게임이 됐으면 한다. 캐릭터를 귀엽게 만든 것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게 한 것”이라며 서비스 방향을 설명했다. 이어서 “카카오 플랫폼을 택한 것도 많은 유저들이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길드 시스템도 카카오톡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으로 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인터뷰 마지막에 “의도하지 않은 외부 상황 때문에 꽤 오랜 시간 허송세월하다시피 기다렸고 다 해결돼서도 적잖이 폴리싱(마무리작업)하면서 준비했다”며 “기다려주신 분들이 오래 즐겁게 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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