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정부가 가상화폐(암호화폐‧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 방지 가이드라인을 오는 30일부터 시행한다. 이를 통해 자금세탁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는 가상화폐거래소가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되는 효과도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오전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는 30일부터 가상화폐와 관련해 기존 가상계좌 서비스를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로 전환하고,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 방지 가이드라인도 도입한다고 밝혔다.
특히, FIU와 금융감독원의 합동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마련된 가상화폐 관련 자금세탁 방지 가이드라인에 관심이 쏠렸다.
이에 대해 김 부위원장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자료 제출 요청에 협조하지 않는 가상통화 취급업소에 대해 은행이 계좌서비스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으므로 자금세탁에 악용될 위험이 큰 가상통화 취급업소를 사실상 퇴출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가이드라인은 23일 오전 금융위원회의 의결을 거쳤으며, 금융권의 의견을 청취한 후 실명제와 마찬가지로 오는 1월3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용자가 가상화폐 거래를 위해 일일 1000만원 이상 또는 7일간 2000만원 자금을 입출금하는 경우, 이는 자금 세탁으로 의심할 수 있는 금융거래 유형에 해당된다. 은행들은 합당한 근거가 있는 경우 이를 의심거래로 FIU에 적극 보고해야 한다.
또한 이용자가 법인 단체인 경우, 해당 법인 단체의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입출금 거래도 자금 세탁으로 의심할 수 있는 금융거래 유형에 해당된다. 가상화폐거래소가 신원확인 정보제공을 거부하는 경우, 금융위원회에서는 계좌 서비스 제공을 거절해야 하며 가상화폐거래소가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등 자금 세탁 위험도가 특히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금융위원회에서는 거래를 거절할 수 있다.
김 부원장은 “그간 다소 무분별하게 제공됐던 은행의 가상계좌 서비스가 앞으로는 자금세탁 방지 가이드라인에 따라 보다 세심한 검토를 거쳐 제공될 것이며 가상통화의 투기적 거래와 가상통화 관련 불법 행위에 금융회사의 계좌 서비스가 과도하게 이용되는 것을 억지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현장조사를 통해 드러난 비정상적인 자금 거래에 관해서는 은행이 가상통화 취급업소에 대한 추가 실사를 거쳐 FIU에 의심거래로 보고하게 될 것”이라며 “FIU는 해당 의심거래 보고에 대해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검찰, 경찰, 국세청 등 법 집행 기관에 통보하는 등 특정 금융 정보법에 따라 즉시 조치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 방지 가이드라인이 조속히 안착될 수 있도록 후속조치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가상화폐거래소에 계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은행으로 하여금, 자체적으로 이행상황을 점검토록 하고 준법 감시인을 통한 내부 교육도 보다 강화할 방침이다.
김 부위원장은 “FIU, 금감원 항시 점검팀을 두고 주기적으로 가이드라인 이행사항을 점검하는 등 금융회사들의 법령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할 것”이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범죄, 불법행위나 투기 과열 등 가상통화 거래의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해 시세조작, 자금세탁, 탈세 등 거래 관련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검찰, 경찰, 금융당국의 합동 조사를 통해 엄정 대처하고 모든 가능한 대안을 계속 검토하여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