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이노베이션이 헝가리에 전기차(EV) 배터리 공장 투자를 결정함에 따라 LG화학, 삼성SDI와 함께 국내 3사가 모두 유럽에 전진기지를 확보하게 됐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앞 다퉈 내연기관 퇴출을 단계적으로 예고한 가운데,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배터리 공급망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전후방 산업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 완성차 업계는 자체적으로 EV 배터리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먼저 벤츠는 올해 7월 베이징자동차그룹(BAIC)과 7억4000만달러(약 8000억원)을 들여 중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500억유로(약 64조2600억원)를 배터리 설계와 생산에 투자하기로 했다. BMW의 경우 중국내 합작기업인 화천BMW에서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유럽 완성차 업계뿐 아니라 유럽연합(EU)과 각국 행정부도 배터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연구개발(R&D) 및 수직계열화를 강조한 상태다. 로베르토 바바쏘리 유럽자동차부품공급자연합(CLEPA) 회장은 배터리 생산을 독점한 아시아 국가로 인해 유럽 자동차 업계의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또한 마로스 세프코비치 EU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유럽이 외부 배터리에 의존하지 않고 연합해 자체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위해 22억유로(약 2조82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유럽이 배터리 수직계열화를 구축하려는 이유는 외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배터리는 EV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핵심부품이다. 전 세계 EV 배터리 시장은 한국, 중국, 일본 업체가 나눠 가졌다. 유럽을 비롯해 북미 업체는 끼어들 기회를 놓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장기적으로 EV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배터리만큼은 계속해서 다른 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배터리 기술력에 있어서 우리나라 업체가 한 발 앞서 있기 때문에 유럽이 동등한 수준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EV 성능은 단순히 배터리에서만 나오지 않으며 모터, 전장부품, 섀시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낙관하기는 어렵다.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고성능 모터 생산을 위한 희토류(稀土類) 공급이 원활치 않았을 때도 R&D를 통해 문제를 극복한 사례가 있다”며 “EV 주행거리 연장에 있어서 배터리가 유일한 대안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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