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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 中 투자가 몽니?…정부 ‘뒷발걸기’에 업계 당혹감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의 중국 투자를 문제 삼고 나섰다. 기술유출 우려를 언급했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한 경제보복으로 대중(對中) 관계 악화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모양새다.

18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간담회’에서 삼성전자 시안 공장과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투자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백 장관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승인은) 산업기술보호위원호에서 전문가들이 검토할 것이며 (결과는)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LCD의 교훈에서 중국에 나가 전체적인 시장이 (중국에) 따라잡혔다. 반도체 굴기와 같은 대규모 투자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의 접근이 우리를 위협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 시장 개척의 목적으로 나가있지만 그로 인해 기술이 어쩔 수 없이 유출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앞서 1시간 정도 진행된 비공개 회의에서 백 장관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중국보다는 국내에 투자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권 부회장은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안 공장에서는 48단 3D 낸드플래시(V낸드)가 생산되고 있다. 1단계 설비투자(CAPEX) 4조6400억원, 얼마 전 2단계 투자 발표에서는 70억달러(약 7조8400억원)를 더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호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 하지만 백 방관의 이번 발언으로 인해 적기 투자가 불투명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 8.5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 승인이 미뤄지고 있다. 7월 중순에 신청서를 냈기 때문에 10월 20일 이전까지 결론이 나야 하지만 정부는 이렇다 할 결론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백 장관이 디스플레이 분야 산업기술보호위원회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들어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광저우 공장 승인을 “예단할 수 없다”고 말한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뿐 아니라 SK하이닉스도 중국 우시 공장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06년 준공된 우시공장은 지난 10년간 SK하이닉스 D램 생산의 절반을 담당하는 등 기여도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의 중국 투자 부정론이 번지면 향후 미세공정 전환에 필요한 공간이 추가 확보되지 않아 생산량 감소 등 효율 저하가 불가피하다.

산업부는 그동안 ‘제1차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종합계획’을 수립·시행해왔다. 국가핵심기술 지정·관리를 통해 해외 기술유출 방지 체계도 구축했다. 정부의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받은 경우라면 신고가 아닌 승인이 필수적이지만, 기업이 정부의 R&D 지원을 마다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규제의 허술함을 파고드는 것이 가능하고 이로 인한 산업기술보호회원회 차원의 논란도 드물지 않아서 정부의 의지가 더 중요하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단순히 기술유출 우려만 내세우며 뒷목잡기를 하고 있다며 당혹감을 나타냈다. 한 관계자는 “이번 주 시흥시를 포함해 3개 지자체 투자를 위한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되는 등 정부가 국내 투자를 적극 권장하고 있으나 일단 발표된 해외 투자도 기업 입장에서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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