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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 8.5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에 대해 정부가 신중론을 꺼냈다. 기술유출 우려를 언급하며 산업기술보호회원회에서 결론이 나올 때 이야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25일 5조원을 들여 광저우 공장에 합작법인을 형태로 OLED 팹(Fab)을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업이 OLED와 같은 국가핵심기술 수출을 신청하면 정부는 정해진 기간(승인 45일, 신고 15일) 이내에 수리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하지만 기술검토에 들어가는 시간은 고려하지 않는데다가 현재 산업기술보호회원회 산하에 별도의 소위원회를 구성, 디스플레이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운 상태다. 소위원회 위원조차 누구로 할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 만약의 경우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18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간담회’가 끝난 직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승인은) 산업기술보호위원회에서 전문가들이 검토할 것이며 (결과는) 예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시안 공장과의 형평성을 언급하자 “그건 산업기술보호위원회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가지고 해보자”며 말을 아꼈다.
산업부는 그동안 ‘제1차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종합계획’을 수립·시행해왔다. 국가핵심기술 지정·관리를 통해 해외 기술유출 방지 체계도 구축했다. 정부의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받은 경우라면 신고가 아닌 승인이 필수적이지만, 기업이 정부의 R&D 지원을 마다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규제의 허술함을 파고드는 것이 가능하고 이로 인한 산업기술보호회원회 차원의 논란도 드물지 않아서 사실상 정부의 의지가 더 중요한 절차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승인이 늦어지는 이유가 기술유출 우려가 아니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한 경제보복으로 대중(對中) 관계가 악화됐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백 장관은 분명한 어조로 기술유출 우려만 언급했다. 경쟁국에 대해 기술과 인력유출을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말했을 정도다. 그는 “LCD의 교훈에서 중국에 나가 전체적인 시장이 중국에 따라잡혔다. 반도체 굴기와 같은 대규모 투자와 OLED 시장의 접근이 우리를 위협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 시장 개척의 목적으로 나가있지만 그로 인해 기술이 어쩔 수 없이 유출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기술유출 우려에 대해 한상범 LG디스플레이는 부회장은 “2013년부터 중국 정부와 같이 LCD 생산 보안 시스템 노하우를 가지고 대응책이 있어서 4년 동안 9만장에서 18만장까지 문제없이 캐파(Capa·생산용량)를 늘렸다. 한 건의 (기술유출) 사례도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산시스템’으로 관리된다고까지 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삼성전자 시안 공장과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은 사안이 다르다”며 “LG디스플레이는 신고가 아닌 승인 사안이고 (삼성전자와의 형평성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부(당시 지식경제부)가 삼성전자 시안 공장을 허락할 때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수차례 강조한 바 있어서 이번에도 대중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것이냐가 가장 큰 관건으로 보고 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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