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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에서 반도체 부문을 떼어내는 매각 절차가 시작됐다. SK하이닉스가 참여하고 있는 한미일(韓美日) 연합이 도시바메모리 사업부의 인수 주체가 된다. 하지만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의 반발로 최종 인수 시점은 미지수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이날 도시바는 메모리 사업부 매각의 본입찰(우선 협상 대상자)인 한미일 연합과 매각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이들은 인수 금액과 조건 등에 대해 대략적으로 합의했다. 매각에 반대하는 WD의 소송 위험에 대해서는 매각이 금지될 경우를 대비해 ‘재협의’ 조항을 포함시킨다. 경영 재건을 위해 매각 완료를 서두르고 있어서는 도시바는 원자력 사업에 대한 거액 손실로 2017년 3분기 5816억엔(약 5조8947억원)의 채무초과 상태에 빠져 있다. 이로 인해 오는 8월부터 도쿄 증권거래소 1부에서 2부로 강등된다. 내년 3월말까지 채무초과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이 폐지된다.
양측 진영은 이날 매각 계약을 위해 출자 금액 및 특허 관련 권리의 이용 약관 등에 동의한 최종 계약서 작성을 진행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설명했다. 계약의 세부 사항을 정하는데 시간이 소요될 경우 28일로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도시바의 메모리 사업 합작 파트너인 WD는 자사가 배제된 매각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미 지난 26일 도시바에 재차 매각에 부정적인 의견이 담긴 서한을 보냈다. 이는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다.
WD는 이번 서한에서 연합에 SK하이닉스가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자사의 인수 방안이 한미일 연합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SK하이닉스가 자금 제공만으로 참가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국제중재재판소의 판결이 나오는 7월 14일 이후 최종 인수의 밑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연합은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가 주도하고 일본정책투자은행과 미국 투자펀드 베인캐피털이 출자해 구성됐으며 SK하이닉스는 융자로 참여했다. 인수 절차는 INCJ가 과반의 지분을 잡고 도시바가 요구하는 2조엔(약 20조2706억원)의 인수 금액에 대응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도시바는 소송 위험을 각오하고도 서면 계약을 체결한 후 각국의 반독점 심사에 임해 2018년 3월말까지 매각을 완료할 방침이다.
<조재훈 기자>cjh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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