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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오늘로 예정됐던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본입찰(우선 협상 대상자)이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베인캐피털-일본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INCJ)의 한미일(韓美日) 연합과 브로드컴-실버레이크와의 2파전 구도가 형성되면서 오는 28일로 예정된 도시바 주주총회까지 양측의 어떤 조건을 내세울지가 관전 포인트가 됐다.
15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오늘로 예정됐던 메모리 사업부 본입찰을 연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은 애플, 아마존 등 미국 기업에 협력을 구하며 자회사인 샤프와 미일 연합을 제안했으나 기술 유출을 우려로 배제됐다.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및 INCJ와 새로운 동반 관계 구축을 모색하고 있어서 여기에 발을 담그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의견을 함께 할 가능성이 높다. 당초 2조2000억엔(약 22조4900억원)의 인수가를 제시하며 유리한 고지에 올랐던 브로드컴은 한미일 연합과 상대하게 되는 모양새다.
2파전 구도가 형성된 이유는 결국 ‘돈’ 때문이다. 당초 일본 정부는 INCJ와 KKR에 자국 기업을 더하려고 했다. 이를 위해 후지쯔, 후지필름홀딩스 등에 의사를 타진했으나 모두 부정적인 답변만 받았다. 더군다나 후지필름홀딩스가 도시바와 마찬가지로 회계부정을 저지른 것이 드러나면서 일본 기업과의 연계는 명분이 사라지게 됐다.
한미일 연합의 자금 출자 규모는 2조엔(약 20조4300억원)으로 이 가운데 SK하이닉스는 3000억엔(약 3조600억원)을 감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자금력 여부와 관계없이 INCJ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 일본이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에 관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각 협상주체의 출자 금액을 조정하기 위해 오늘로 예정된 본입찰은 예상대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도시바 주주총회가 열리는 이달 28일 이전까지 어떤 변수가 돌발적으로 튀어날지는 지켜봐야 한다. 특히 도시바가 운영하고 있는 일본 낸드플래시 공장(요카이치)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무기로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재판소에 매각 무효 절차를 밟는 등의 행동을 보인 웨스턴디지털(WD)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WD가 SK하이닉스의 한미일 연합 참여 등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함께 동반 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단독, 혹은 미국만으로 이뤄진 브로드컴-실버레이크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낫다는 결론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도시바는 회계부정으로 해외 기관투자가 등으로부터 438억엔(약 440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청구된 배상액은 모두 1084억엔(약 1조1000억원)에 이른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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