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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잃어버린 4년 만들거야?"…네이버 노조, 피켓 들고 나선 이유는

"최인혁 전 COO, 직원 극단적 선택 책임있어"…피켓팅 시위·집회로 저지 나서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부위원장(네이버 지회장)이 19일 네이버 1784 사옥에서 피켓팅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부위원장(네이버 지회장)이 19일 네이버 1784 사옥에서 피켓팅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사측이 지난주 발표한 알림 자료는 구성원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구성원을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던 직장 내 괴롭힘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최인혁 전 COO가 복귀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공동성명(네이버 노조)은 오늘부터 최인혁 대표의 복귀를 막기 위해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할 것입니다."

19일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부위원장(네이버 지회장)은 네이버 1784 사옥 1층 로비에서 진행한 피켓팅 시위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15일 인도·스페인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헬스케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테크비즈니스 부문'을 신설하는 한편 해당 부문 대표로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내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전 COO는 이날 부로 네이버 테크비즈니스부문 대표로 복귀해 해외 지역 신사업을 담당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원의 극단적 선택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COO, 등기이사, 비즈CIC(사내독립기업)에서 물러난 지 4년 만이다.

19일 네이버 1784 사옥 1층 로비에서 네이버 노조 조합원들이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 복귀를 반대하는 피켓팅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19일 네이버 1784 사옥 1층 로비에서 네이버 노조 조합원들이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 복귀를 반대하는 피켓팅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노조는 최 전 COO가 복귀하는 이날 네이버 1784 사옥에서 '복귀 반대 피켓팅' 시위에 나섰다. 이날 노조원 50여명은 ▲직장 내 괴롭힘, 방관한 당신도 공범이다 ▲책임지지 않은 자 네이버로 돌아올 자격 없다 ▲동료의 죽음을 잊은 복귀 우리는 불허한다 ▲죽음을 불러온 조직문화 책임자 최인혁을 거부한다 등 최 전 COO의 복귀 반대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로비에 도열했다.

이날 오 부위원장은 최 전 COO의 복귀를 두고 지난 4년 간 수 천명의 네이버 구성원이 함께 개선해 온 사내문화와 신뢰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네이버라는 회사는 소수의 경영진이 아닌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천 명의 구성원들의 헌신으로 성장해 왔다"며 "그럼에도 이 일에 가장 큰 책임 있는 자가 아무렇지도 않은데 복귀하는 것은 수천 명 구성원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이며 재발 방지를 하겠다는 약속을 어기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네이버 노조는 최 전 COO의 복귀를 저지하기 위해 ▲피켓팅 시위 지속 ▲최 전 COO 복귀에 대한 조합원 총 투표 실시 ▲오는 27일 네이버 1784 사옥에서 집회 진행 등 다양한 단체 행동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노조 조합원들이 19일 네이버 1784 사옥 1층에서 피켓팅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노조 조합원들이 19일 네이버 1784 사옥 1층에서 피켓팅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오 부위원장은 "네이버의 경영진은 한 사람의 임원을 챙기겠다고 수천 명 직원의 신뢰를 잃는 선택을 했다"며 "구성원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와 함께할 수 없기에 최인혁 전 COO의 복귀를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 노조에 따르면, 지난 4년 전 극단적 선택을 한 고인은 밤낮없이 과다한 업무를 진행하면서 무리하거나 부당한 업무 지시를 받고 모욕적인 언행 등 폭력적인 협박을 받으면서도 이를 거부할 수 없었다.

노조 측은 주 행위자인 임원 A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던 것은 당시 계열사 임원을 겸직하며 매우 큰 권한을 가지고 있던 경영진 C씨(최 전 COO)가 그를 비호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최 전 COO가 지난 2021년 극단적 선택을 한 직원을 괴롭혀 온 임원 A씨 관련 문제제기를 묵살하고 오히려 가해자를 옹호하며 총괄 조직장으로 승진시켰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당시 최 전 COO는 고용노동부의 특별 근로감독과 노조 측의 자체 조사 등을 거친 후 네이버 리스크관리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직무 정지' 처분을 받았고 이후엔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스스로 물러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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