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 LG유플러스 동맹의 다섯 번째 협력은 ‘번호안내’다. 이번에도 KT의 서비스를 LG유플러스가 도입했다. SK텔레콤을 견제해야하는 분야는 힘을 합치는 양사의 협력이 강화하고 있다. KT는 ‘규모의 경제’ LG유플러스는 ‘콘텐츠’를 얻는 형태다.
16일 KT와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 주소록 검색창을 이용하는 ‘번호안내서비스’를 같이 제공한다고 밝혔다.
410만개 이상 상호 검색 데이터베이스(DB)를 보유했다. 거리 또는 방문순으로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 업종별 순위도 지원한다. 내비게이션 및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길안내도 한다. DB는 KT의 114 기반이다. 방문순 정렬은 KT 자회사 비씨카드 결제정보를 활용한다. 업종별 순위는 KT의 통화량을 바탕으로 했다. 병원과 약국의 요일별 운영 정보는 LG유플러스가 수집했다.
사전 탑재 앱이다. 고객 동의 후 이용하는 방식이다. KT 가입자는 기존 서비스의 업그레이드 형태로 LG유플러스 가입자는 LG전자 스마트폰 ‘X500’부터 사용할 수 있다.
KT 플랫폼서비스담당 김학준 상무는 “고객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편리 서비스를 양사가 협력하여 지속 제공하겠다”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한영진 플랫폼서비스담당은 “상호를 검색 할 때 핵심정보만 빠르게 찾을 수 있는 간편함에 중점을 두고 KT와 함께 번호안내서비스를 개발했다”고 전했다.
양사는 작년 2월 내비를 시작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목적은 SK텔레콤 견제다. 작년 2월부터 ▲내비 ▲사물인터넷(IoT) ▲음악 ▲스팸차단 ▲번호안내까지 이어졌다. 협력은 세 가지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첫 번째 방향은 규모의 경제+콘텐츠다. 업계 1위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 이용자 절반 가까이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용자가 많으니 플랫폼 고도화가 용이하고 플랫폼 수준이 높으니 이용자가 몰리는 선순환이다. 내비(T맵)와 스팸차단·번호안내(T전화)가 그렇다. ▲내비 ▲스팸차단 ▲번호안내는 KT의 서비스를 LG유플러스가 선탑재해 SK텔레콤의 선순환 구조를 추격할 바탕을 만들었다. 여기에 KT는 플랫폼으로 추가 사업을 진행할 기회를 LG유플러스는 적은 비용으로 부가서비스를 확보할 수 있다.
두 번째 방향은 견제 그 자체다. IoT가 그렇다. 양사는 작년 11월 협대역(NB)-IoT 협력을 발표했다. NB-IoT는 IoT전용 네트워크다. 당시 SK텔레콤은 로라(LoRa)를 IoT전용망으로 육성 중이었다. 양사의 발표는 SK텔레콤이 선점한 시장의 관심을 돌리는 역할을 했다. 실제 투자와 생태계 조성은 각자 진행 중이다.
세 번째 방향은 지분투자다. 지난 3월 LG유플러스는 KT 자회사 KT뮤직(현 지니뮤직) 2대 주주가 됐다. 총 267억원을 투자했다. 이사회 참여도 보장받았다. LG유플러스는 이전까지 음악서비스를 제휴를 통해 제공했다. 음악은 모바일 시대 킬러서비스 중 하나다. 첫 번째 방향처럼 갈 수도 있지만 다른 선택을 한 것은 보다 강한 안전판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KT의 변심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지분투자를 한 셈이다.
향후 KT와 LG유플러스의 협력은 첫 번째 방향이 주를 이를 전망이다. 영원한 동맹은 없다. 느슨한 협력이 서로 경쟁자가 됐을 때 유연한 대처를 하기 편하다. 두 번째 방향은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경우 쓸 카드다. 애초 양사 협력의 출발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저지 공동전선이다. 세 번째 방향은 확실한 당근이 있어야한다. KT가 키를 쥐고 있다. 금융 우군이 없는 LG유플러스가 KT의 금융 계열사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반대방향은 성립하기 쉽지 않다. LG유플러스의 자회사는 매력이 크지 않다. KT가 흥미를 느낄만한 영역은 LG유플러스보다 LG 관계사 입김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