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카카오가 지난 1년간 700억원에 달하는 국내 게임사 투자 현황을 공개하자 경쟁사들의 투자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상당수 국내 게임사들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중소 업체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나 그 중에서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대표 장현국)의 사례가 눈에 띈다.
위메이드는 카카오 합병법인 출범 전 250억원(지분 3.4%)을 투자했다가 지난 4월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서 유명해졌다. 총 매각금액은 1900억원이 넘는다. 투자 6년 만에 무려 8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뒀다.
지난해 3월엔 위메이드가 ‘드래곤플라이트’로 유명한 넥스트플로어와 파트너십을 구축하면서 전략적 투자 사실이 공개됐다. 넥스트플로어가 작년 10월 출시한 데스티니차일드 등으로 크게 성공하자 한동안 잊힌 위메이드 투자 사실이 언급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업계에선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회사명을 위메이드인베스트먼트로 바꿔야 하는 거 아니냐’라는 우스갯소리가 회자되곤 했다.
위메이드 투자 사례 중 카카오와 넥스트플로어는 일부다. 얼마 전엔 위메이드가 레이드몹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았다. 이 회사 지용찬 대표는 엔씨소프트의 PC온라인게임 ‘아이온’ 개발을 총괄한 인물이다. 레이드몹이 만든 모바일게임 ‘루디엘’이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위메이드의 투자 사실이 재차 부각됐다.
위메이드 투자는 박관호 이사회 의장과 장현국 대표가 주도한다. 장 대표가 개발사를 발굴하고 해당 개발사 대표와 수시로 미팅을 진행하면서 박 의장과 투자 시기, 방식, 운용 등에 대한 전반적 사항을 논의해 투자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위메이드는 엑스엘게임즈와 하운드13 두 곳에 투자했다. 이 가운데 하운드13은 위메이드의 투자 사실만으로도 주목받았다. 이 회사는 아이덴티티게임즈의 공동 창업자이자 ‘드래곤 네스트’의 개발 총괄을 맡았던 박정식 대표가 2014년 설립한 곳으로 차기 야심작 ‘헌드레드소울’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난 몇 년간 위메이드는 총 5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카카오가 지난 1년간 투자했던 700억원엔 미치지 못하지만 수년전부터 이어온 장기 투자라는 점에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카카오와 넥스트플로어, 레이드몹 사례만 봐도 단기간 수익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는 아니라는 점에 분명해진다.
현재 위메이드는 2000억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다. 카카오 지분 매각을 통해 2000억원에 가까운 투자 재원을 확보했다. 최근 중대형 개발사 투자를 고민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위메이드 측은 투자 계획과 관련해 “미르의전설 IP 사업 이외에도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중대형 게임 개발사에 적극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라며 “단순한 투자금 회수 등 차익 실현보다는 장기 투자자로 각 개발사들의 독립적인 개발 환경 조성 및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가치투자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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