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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절감, 기본료 대신 분리공시 급물살…삼성전자 ‘정조준’?

- 분리공시, 국무회의 의결로 도입 가능…장려금도 공개 요구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 중 하나로 분리공시제 도입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휴대폰 출고가 인하와 삼성전자의 지배력 약화가 노림수다. 분리공시는 단말기 구매 때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공시지원금을 통신사와 제조사 각각 공지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지난 2014년 단말기유통법 시행 전에도 필요성이 제기됐다. 논란 끝에 무산됐다. 삼성전자 등 제조사가 마케팅 비용은 영업비밀이라고 제도를 반대했다. 해외는 이런 사례가 없어 국내 지원금을 공개하면 다른 통신사가 같은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분리공시가 국내 제조사의 해외 경쟁력을 약화한다는 논리다. 통신사와 소비자 단체 등은 찬성했다. 음성적 지원금이 드러나면 단말기 출고가 거품을 없앨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만큼 지원금을 주기보다 출고가를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도 갈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반대쪽에 미래창조과학부는 찬성쪽에 섰다.

결국 승자는 제조사. 분리공시는 단말기유통법 시행령에 들어가 국무회의 의결까지 거쳤지만 규제개혁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방통위 고시 제정 때 고시로 대체하자는 요구가 있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분리공시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대통령 선거 공약이었던 점과 LG전자의 태도 변화, 가계통신비 인하의 현실적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 5월 방통위에 분리공시 도입 의견을 전달했다. 특히 소비자에게 주는 지원금뿐 아니라 유통에 주는 장려금도 공개를 주장했다. 장려금도 통신사 제조사 분리해 공개가 적절하다고 제안했다. LG전자는 “지난 달 말 방통위에 관련 의견을 전했다”라며 “LG전자는 지원금뿐 아니라 장려금도 분리공시를 하자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2014년 단말기유통법 제정 때는 분리공시 관련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제와 찬성 쪽에 선 것은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는 지난 1분기까지 8분기 연속 적자다. 국내마저 삼성전자 애플에 고가폰 시장을 내준지 오래다. 마케팅에 돈을 쓰려고 해도 돈이 없다. 분리공시를 계기로 제품 그 자체로 승부를 하자는 의도가 엿보인다. 삼성전자의 돈줄을 차단하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LG전자의 분리공시 찬성으로 분리공시 반대 진영엔 삼성전자만 남게 됐다.

소비자는 단말기 구입비를 통신비 일부로 여기는 경향이 많다. 새 정부 출범 후 통신비 인하 논의는 기본료 인하에 집중됐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2세대(2G) 3세대(3G) 이동통신 가입자는 1450만7022명. 월 1만1000원의 기본료가 사라지면 월 1595억7724만2000원의 매출도 사라진다. 하지만 기본료 대신 출고가를 내리면 통신사 매출 감소가 아닌 제조사 매출 축소다. 통신비는 통신비대로 내렸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통신사가 기본료 폐지 대신 분리공시 도입을 띄우는 이유다.

한편 분리공시 타깃이 된 삼성전자는 난감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공식 입장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연루됐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2014년과 2017년 경쟁 상황은 변한 것이 없다. 삼성전자가 반대했던 이유도 그대로다. 그러나 의견을 내기엔 찬성도 반대도 의도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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