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동통신 기본료 페지 논의에 알뜰폰 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음성통화 중심의 사업구조를 감안할 때 이동통신 3사의 기본료 폐지가 현실화 될 경우 폐업위기로 몰릴 수 밖에 없지만 통신비 인하 여론에 밀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이번 주 기본료 폐지 등 문재인 대통령의 통신비 인하 공약과 관련해 종합토론을 진행하기로 했다.
미래부는 업무보고를 통해 기본료 폐지가 현실화 될 경우 발생하는 효과 및 문제점 등을 국정자문위에 설명했다.
현재 이동통신 가입자 모두를 대상으로 기본료를 폐지할 경우 연간 절감되는 통신비는 8조원 가량이다. 이통3사의 수익이 그만큼 사라진다는 얘기고, 이를 상쇄하기 위해 연쇄적으로 네트워크 투자, 마케팅비 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알뜰폰 업계도 이통3사 못지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적인 기본료 폐지는 없지만 이통사의 음성 중심 요금제에서 기본료가 사라질 경우 사업경쟁력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
현재 알뜰폰 업계의 상품 포트폴리오에서 음성 중심 2G, 3G 상품의 비중은 80% 수준이다. 일부 알뜰폰 사업자는 기본료가 아예 없는 상품을 출시하며 엄청난 인기를 끈 바 있다. 하지만 기본료가 사라질 경우 이용자 입장에서 굳이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지는 알뜰폰 상품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
이통사에 비해 기본료 폐지만큼 더 저렴하거나 더 많은 혜택을 줘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를 상쇄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대폭적으로 망도매가가 인하돼야 하고 전파사용료 감면도 보장돼야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2G 3G 요금제서 기본료가 사라질 경우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모두 도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통령 공약이지만 산업 생태계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알뜰폰 사업자 관계자도 "통신비 인하 공약 중 알뜰폰을 육성하겠다는 내용이 없어 아쉽다"며 "문재인 정부가 서민정부라는 인식이 강한데 알뜰폰은 취약계층, 노인, 외국인 노동자 등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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