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국내 게임업계 대표적인 규제로 꼽히는 ‘셧다운제’가 존폐 위기를 맞을까. 유력 대선 후보들이 ‘게임산업 진흥’을 기치로 내걸었다. 셧다운제 폐지를 직접 거론한 후보도 나왔다. 업계 자율규제를 우선시하면서 산업 진흥책을 추진하겠다는 의견이 눈에 띈다.
한국게임산업협회(www.gamek.or.kr 협회장 강신철, 게임협회)가 지난 5일 제19대 대선 후보자들에게 게임산업 관련한 정책질의서를 발송, 정해진 기한(4일) 내에 답변을 보내온 답변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게임협회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답변을 보내왔으며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답변은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게임 규제 개선에 대해선 유승민 후보가 강한 발언을 했다. 유 후보는 “게임 중독은 셧다운제가 아니라 가정·학교에서 막아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외국 게임은 셧다운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국내에 서버를 둔 게임을 역차별을 받고 있기 때문에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후보는 얼마 전 대선후보 초청 포럼에 참석해 “게임을 마약처럼 보는 부정적인 인식과 이로부터 비롯된 그릇된 규제 때문에 한국 게임이 세계 최고 자리를 잃었다. 규제를 풀면 게임은 다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문 후보는 게임협회 질의서에도 셧다운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일부 부처에서 성과주의로 내놓은 정책은 실효성이 미비하여 자칫 산업 경쟁력만 저하시키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문 후보는 ‘자율규제’를 언급했다. 그는 “일차적으로 업계 자율 규제가 준수되어야 하며 정부를 사후관리 및 과몰입 예방 정책에 치중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단 “업계 자율규제라 하더라도 학부모단체, 시민단체, 정부 등과의 협의는 필요할 것”이라고 조건을 달았다.
안철수 후보도 ‘자율규제’에 힘을 실었다. 그는 “업계 전체의 컨센서스형 자율 의사결정 체제를 존중하고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자율등급제 전면 시행’, ‘차단·격리·배체보다 리터러시(게임을 이해시키는 활동)에 중점을 두는 규제 정책 모색’ 등의 방안을 내놨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제거 관련 질의에서도 유 후보가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보건복지부의 게임 질병코드화 추진에 대해 “전면 백지화시키도록 하겠다”면서 “학교와 가정 내 교육 차원에서도 충분히 중독을 예방될 수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안 후보는 게임을 집어서 말하기보다 ‘스프트웨어 교육 전면화’, ‘디지털 정보격차를 줄이는 정책’, ‘미디어교육 활성화’ 등의 정책으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문 호부는 구체적인 대안보다는 폭넓은 차원의 정책 개발을 제시하는 등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게임문화 이해 증진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겠다”면서 “적극적 활용을 통한 게임의 가치 창출 및 다양성 증진에 이바지하고 미래 게임문화를 위한 지식 및 제도 기반을 확충하겠다”고 답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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