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게임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감지된다. 학계와 게임 협단체의 대표 인사들이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배포했다. 기존엔 없던 일이다. 이들은 과거 게임강국의 영광을 재현할 적임자로 문재인 후보를 점찍었다.
문 후보는 얼마 전 대선후보 초청 포럼에 참석해 “게임을 마약처럼 보는 부정적인 인식과 이로부터 비롯된 그릇된 규제 때문에 한국 게임이 세계 최고 자리를 잃었다. 규제를 풀면 게임은 다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는 문 후보의 발언에 일부 공감하면서도 ‘과연 그럴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임 규제인 셧다운제를 폐지하면 국내 게임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될까. 그렇진 않다고 본다. 지난 정부에서 악법으로 꼽혔던 규제를 해소했다는 측면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클 것이다.
물론 규제 해소가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진흥책을 마련한다면 게임업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가능하리라 본다.
그러나 본원적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정책의 변화는 분명 한계를 가진다. 과거 게임강국의 위상을 되찾는 문제는 게임업계가 스스로 바뀌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판에 박힌 듯한 게임을 찍어내거나 외산 게임을 싸게 들여와 대박을 노리는 한탕주의 그리고 뽑기 아이템 수익모델의 과용은 이미 여러 차례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노동 강도 대비 낮은 임금 수준도 바뀌어야 할 부분이다. 인재 유입을 막는 주된 이유라고 볼 수 있다.
게임업계가 앞서 언급한 이러한 행태를 지속하면서 스스로의 경쟁력을 갉아먹은 것이지 규제가 산업 경쟁력 약화를 초래했다고 말하는 것은 침소봉대(針小棒大)에 가깝다.
기자는 국내 게임산업이 다시 일어설만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최근 들어선 돌이키기에 너무 멀리 와 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과거 게임강국 시절과는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다. 중국이 훌쩍 커버렸다. 정책에 기댈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변화가 시급한 시점이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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