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전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7이 5일(현지시간)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올해로 50주년 맞는 이번 행사는 도시 전체를 활용해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를 중심으로 구성된 테크이스트, 기조연설이 열리는 베네시안호텔과 제2의 LVCC로 불리는 샌즈엑스포 등을 묶은 테크웨스트, 그리고 스타트업 중심이 테크사우스로 분산되어 있다.
올해 CES는 그 어느 때보다 산업과 산업 사이의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을 기점으로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스마트 기기의 대중화 이후 자동차는 물론이고 드론, 사물인터넷(IoT), 3D 프린터,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스마트홈에 이르기까지 분야나 제품을 가리지 않고 있다.
이제까지의 CES가 TV나 콘솔 게임기, 오디오, 액세서리와 같은 전통적인 소비자가전(CE)이 주인공이었다면 지금은 어느 것 하나가 주도한다고 말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CES를 주최하는 ‘전미소비자가전협회(CEA)’는 단체의 명칭을 2016년부터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로 바꿨다. CE→CT로의 변화는 단순히 알파벳 하나가 바뀐 것 이상을 의미한다. 제품이나 분야를 뛰어넘어 기술이 들어간 영역을 모두 포괄하겠다는 의미라고 봐야 한다.
올해 CES의 최대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다. 저마다 다른 디자인의 제품과 콘셉트를 가지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클라우드로 제품을 서로 연결하고 플랫폼을 구축해 서비스로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 일반적이다. 그것이 자율주행차가 되었든 TV나 로봇이 되었든 본질 자체가 달라지지 않았다.
가령 AI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를 이용해 소비자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VR는 현실감 넘치는 화면을 위해 울트라HD(UHD) 해상도를 중소형 디스플레이로 표현해야 하며 음성인식은 자율주행차와 마찬가지로 기기와 기기 사이의 연결성이 필수적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주도권 경쟁 치열=결국 플랫폼 구축을 통한 서비스 확대 전략은 혼자 힘으로는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복잡한 이해관계를 넘어서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기 단위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중심에 뒀다면 이제는 AI를 접목한 서비스를 계속해서 강조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LG전자-아마존, BMW-인텔, 퀄컴-폭스바겐, 현대자동차-시스코, 엔비디아-아우디 등이 저마다의 이유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예 1억5000만달러(약 1804억원) 규모의 ‘삼성 넥스트 펀드’를 조성해 전 세계 유망 기술 분야(IoT, VR, AI)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서서 하만, 비브랩스, 조이언트를 인수하기도 했다.
한편 50주년을 맞이한 CES는 첫 시작인 1967년 고작 117개 참가사와 2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면 올해의 경우 150개국 4000여개의 기업과 17만 명의 관람객을 예상하고 있다. CES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ICT 전시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유연성에 있다. CE라는 제한적인 시장에서 출발했지만 모든 제품은 사람이 사용하는 물건이라서 결국 돌고 돌아 거실로 안착하게 됐다.
PC만 하더라도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골방을 벗어나 거실로 진출하려고 그렇게 갖은 애를 썼지만 실패했고, 결국 TV나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기기가 자리를 잡았다는 점을 생각해봐도 그렇다.
<라스베이거스(미국)=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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