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퀄컴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광폭 행보에 나섰다. 단순히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자율주행차, 헬스케어와 같은 주요 분야에 걸쳐 다양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퀄컴은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냅드래곤 835를 활용한 스마트글라스를 비롯해 에릭슨 및 AT&T와의 5세대(5G) 이동통신 협력, 차량간/차량대인프라(V2X) 연합체 구성, 폭스바겐에 자동차용 AP 공급 등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스냅드래곤 835였지만 이는 주요 제품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고 핵심은 퀄컴이 전도유망한 분야에서의 공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자동차용 AP가 그렇다. 엔비디아, 인텔 등이 적극적으로 이 시장 공략에 나선 가운데 퀄컴은 후발주자로 시작했지만 누구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자동차를 의미하는 A(Automotive, 오토모티브)를 붙인 스냅드래곤 820A는 이전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그래픽 40% 개선된 성능과 전력소비 효율로 빠른 속도로 동영상을 처리할 수 있다. 스냅드래곤 820A에 모뎀을 붙인 스냅드래곤 820Am 버전도 있다. 탑재된 모뎀은 LTE 카테고리 12 규격을 지원하는 스냅드래곤 X12이다. 차량 내에서 클라우드에 연결되어 음악과 HD 동영상 스트리밍이 가능하며 내비게이션역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다.
퀄컴의 자동차 시장 공략은 470억달러를 들인 NXP 인수합병(M&A)으로 정점을 찍었다. NXP는 자동차 반도체 시장 터줏대감인 프리스케일을 품에 안은 상태다. 바꿔 말하면 퀄컴은 고유의 이동통신 기술을 자동차 반도체에 고스란히 접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폭스바겐은 디젤 게이트 사건 이후 전기차(EV)와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일본 도요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자동차 판매량 톱3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퀄컴이 폭스바겐과 손을 잡았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V2X도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V2X는 인근 차량끼리 무선으로 속도, 위치, 방향 등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차량과 기반 사이에서 교통 통제 데이터나 속도 제한 구역, 교통 신호, 도로 작업 경고, 위험 구역과 같은 위험을 알려준다. 퀄컴은 C-V2X 상용화를 위한 컨소시엄 ‘콘벡스(Connected Vehicle to Everything of Tomorrow, ConVeX)’ 구성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이미 이동통신 기술에 있어서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데다가 시스템온칩(SoC)과 함께 저렴하게 V2X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더구나 V2X는 M&A가 진행되고 있는 NXP도 적극적으로 뛰어든 상태다. 국내에서는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C-ITS) 구축 프로젝트에 V2X 칩 공급 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이미 지멘스, 하만, 델파이, 코다와이어리스 등과 함께 V2X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콘벡스 컨소시엄은 실증을 통해 C-V2X의 실제 통신 범위, 안전성과 지연시간을 이점을 전파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차대 네트워크(Vehicle-to-Network, V2N) 같은 클라우드 기반 기술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라스베이거스(미국)=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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