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국내 보험업계에선 새해에 ‘인슈어테크’ 열풍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슈어테크란 보험과 기술을 결합한 용어로 보험관련 핀테크를 의미한다. 그동안 금융 핀테크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확산, 적용돼왔다.
금융당국의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금융채널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규제 및 제도완화에 따라 은행권을 중심으로 핀테크 서비스가 봇물처럼 이어졌다. 간편송금, 간편결제 등 서비스는 출시 2년이 채 안돼 금융시장의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보험업권의 핀테크 적용은 그동안 수면 아래에서 맴돌고 있었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핀테크 육성이 활성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보험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았다. 카드의 경우도 빅데이터 등 데이터 분석과 융합한 핀테크 서비스가 활발했으며 자본시장업계에서는 ‘캡테크(Captech)’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기존 금융서비스와 IT기술의 융합이 두드러졌다.
반면 2017년 한해 보험권에선 IT와 보험서비스의 융합이 크게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았다. 한 금융권 핀테크 육성 프로그램 관계자는 “상품 검색 등의 서비스가 나와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아이디어가 눈에 띄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물론 보험권에서 IT기술과의 융합 노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1월 KT와 OBD(On Board Diagnostics·차량진단장치)를 활용한 운전자습관연계(UBI) 자동차보험 개발 업무협약을 맺었다. 또 최근 SK텔레콤과 IoT(사물인터넷) 부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동부화재도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운전자의 운전습관에 따라 보험료가 차등화하는 UBI(Usage Based Insurance) 자동차보험, 'smarT-UBI 자동차보험(smart-UBI)'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화생명도 우리은행과 함께 방카슈랑스 분야의 핀테크 분야 협력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장에 선보인 보험권의 인슈어테크는 다양성 면에서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빅데이터의 경우 보험권에선 이미 데이터 분석을 통한 ‘통계’가 회사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여서 은행, 카드처럼 새로운 충격을 줄 수 있는 데이터 발굴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분석이다.
또, 언더라이팅(Underwriting)과 계리부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보험사에게 데이터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보다는 타 산업과의 융합을 바탕으로 새로운 돌파구 발굴이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생명보험 분야는 헬스케어와 맞물려 발굴될 수 있는 서비스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과 같은 IT신기술 도입도 검토할만한 주제라는 관측이다.
지난 26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개최된 ‘제4차 산업혁명과 인슈어테크(InsurTech) 혁신’ 토론회에서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보험업 가치창출 프로세스 중 검증 및 확인절차가 단순화되어 효율성이 증가하고 새로운 사업모형 도출 측면에서 사물 인터넷 연계 보험 및 마이크로 보험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보험업계에도 핀테크 관련 인사들의 속속 수혈되는 모양새다. 지난 27일 농협생명 신임 대표로 서기봉 현 NH농협은행 부행장이 선임됐다. 서기봉 내정자는 농협은행 모바일 뱅크인 ‘올원뱅크’를 출시하고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농협은행의 핀테크 혁신 DNA를 농협생명에도 불어넣는다는 복안으로, 농협보험의 새로운 먹거리 확보가 필요하다는 게 농협금융지주측의 설명이다.
신한금융그룹의 핀테크육성 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 운영 및 사업 발굴을 담당하던 관계자도 최근 신한생명 기획부서로 자리를 옮겼다. 보험 핀테크 서비스 발굴이 그의 주요 업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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