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업체 르네사스가 자율주행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구조조정과 함께 NXP가 프리스케일을 합병하면서 자동차 반도체 시장에서 2위로 순위가 떨어졌으나 세계화에 발맞춘 아키텍처 변경, 공급망구조의 변화를 앞세우고 있다는 점이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르네사스는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인 52%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차 표준에 있어서도 유럽 업체와 손을 잡은 상태다.
르네사스 관계자는 “그동안 일본 내수 시장점유율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고 지금도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며 “매출에 있어서는 일본 48%, 해외 52%로 세계화 정책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기준으로 르네사스의 매출은 6980억엔(약 7조440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3조8000억원 가량을 해외에서 벌어들인 셈이다.
르네사스는 히타치와 미쓰비시의 합작 업체로 자동차 반도체에 있어서도 독자적인 ‘슈퍼H’ 아키텍처를 주로 이용해왔다. 하지만 개발의 편의성, 성능, 보안 등을 고려해 스마트 기기에 널리 쓰이고 있는 ARM 아키텍처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ARM을 소프트뱅크가 인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련 시장에서 일본 업체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자율주행차 분야에서도 유럽 업체와 활발히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르네사스 관계자는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으며 자율주행차는 BMW나 다임러-벤츠의 표준과 의견을 따르고 있다”며 “이미 자동차 반도체 시장은 전쟁터나 다름없으며 특정 국가나 업체의 제품을 주도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덧붙였다.
최근 르네사스는 미국의 반도체기업 인터실을 32억달러(약 3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인터실은 전력 제어용 반도체가 주력이다. 하이브리드차(HEV)나 전기차(EV)에 필수적인 부품으로 이 시장의 또 다른 강자인 리니어테크놀로지는 아날로그디바이스에게 인수된 상태다.
한 업계 전문가는 “자동차 반도체 시장이 지역구도적이고 폐쇄적인 공급망구조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르네사스가 적극적인 프로모션에 나선 만큼 이 시장의 신규 진입을 노리고 있는 삼성전자, 퀄컴 등의 행보가 관전 포인트”라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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