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일본 구마모토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소니 CMOS 이미지센서(CIS) 공장이 멈추면서 애플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을 비롯해 아이팟, 아이패드에 적용되는 후면 카메라 CIS 전량을 소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작년 2월에는 CIS 증설을 위해 1050억엔(약 1조1000억원)을 소니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상태여서 어떤 형태로던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일본 규슈 지역에는 소니 구마모토 반도체 기술 센터(TEC), 나가사키 TEC, 가고시마 TEC가 각각 위치해 있다. 규슈 전역에 골고루 퍼져 있는 모양새로 구마모토 지진의 진앙에서 약간씩 벗어나 있는 모양새다. 그렇더라도 모두 진도 4~5 정도의 충격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공장 가동이 멈췄다. 이후 소니는 17일부터 공장이 가동됐으며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없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디지타임스와 모건스탠리 등은 단기적인 수급 불안정과 함께 신형 아이폰 등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소니 CIS는 실리콘관통전극(Through Silicon Via, TSV)과 같은 적층형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아직까지 만족스러운 수율이 아니라는 점, CIS뿐 아니라 카메라모듈 공장이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다만 소니가 지진발생 3일 만에 공장을 재가동했고 가고시마 TEC가 지진이 발생한 곳에서 다소 벗어난 기리시마에 위치해 있다. 여기에 2014년 1월 르네사스로부터 인수한 야마가타 TEC가 존재한다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소니는 CIS를 300mm 웨이퍼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기존 200mm 웨이퍼와 비교했을 때 원가절감에 한층 유리하다. 적측형 CIS 수율이 낮은 것은 TSV 인터포저가 어려워서다. 말 그대로 이미지 시그널 프로세서(ISP)와 CIS를 하나로 묶었기 때문이다. 90나노 공정을 적용한 후면조사형(BackSide Illumination, BSI)에 5개의 금속층(구리), ISP는 65나노 공정에 7개의 금속층(구리 6개, 알루미늄 1개)로 이루어져 있다.
야마가타 TEC는 이번 지진과 관계없는 동북부 지방이다. 물론 이곳도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센다이에 인접해 있으나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이라 CIS 생산에 차질을 빚을 이유가 없다. 구마모토 지진으로 인해 소니는 4개의 TEC 가운데 3곳이 3일 동안 가동을 멈췄지만 1곳은 정상적으로 생산이 이뤄졌으며 3일 만에 정상조업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큰 피해는 예상하기 어렵다. 다만 적층형 CIS의 수율이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었으므로 이 부분은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수급 불안정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애플의 소니 CIS 사업 투자도 관전 포인트다. 당초 애플은 1050억엔을 나가사키 TEC에 780억엔, 구마모토 TEC에 170억엔, 야마가타 TEC에 100억엔을 각각 투입할 계획이었다. 야마가타 TEC의 증설 투자액이 가장 낮은 이유는 소니가 르네사스로부터 공장을 인수할 때 이미 350억엔(약 3600억원)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애플의 투자까지 더하면 450억엔으로 나가사키 TEC 다음으로 금액이 많다. 증설이 올해 6월에 완료되면 CIS 총 생산 능력이 월간 300mm 웨이퍼 투입기준 6만장에서 8만장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소니가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의 TEC에서 얼마나 CIS가 생산되고 있는지 밝히지 않은 상황이지만 야마가타 TEC가 적층형 CIS와 TSV 인터포저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은 애플로써는 무척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신형 아이폰 출시시기가 다소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야마가타 TEC의 증설투자가 마무리되면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받은 긍정적(아이소셀 CIS 확대), 부정적(갤럭시S7용 소니 CIS 수급)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