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 2015년 기상청이 500여억원에 구축한 한국 1위 슈퍼컴퓨터 ‘누리’와 ‘미리’의 성능이 세계 1위를 기록한 슈퍼컴퓨터 ‘선웨이 타이후라이트’와 비교해 고작 2.6%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7일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전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리스트(www.top500.org) 기준, 현재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중국 ‘선웨이 타이후라이트’는 93PFLOPS(1초에 9경3000조번의 연산처리가 가능한 수치)의 성능을 자랑하는 반면, 기상청의 슈퍼컴퓨터 4호기인 ‘누리’와 ‘미리’의 성능은 2.4PFLOPS로 각가 36위와 37위에 올랐다.
또한 한국(7대)은 슈퍼컴퓨터 보유대수에서도 중국(168대), 미국(165대) 등 슈퍼컴퓨터 주요국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고 슈퍼컴퓨터 활성화를 위한 국가차원의 노력 역시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국의 초고성능컴퓨터법 제6조, 제8조에는 관계기관의 장이 국가초고성능컴퓨팅 시행계획과 육성시책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법에 따른 관계부처는 기획재정부, 교육부, 미래창조과학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중소기업청, 기상청 등 10개의 부서이다.
하지만 현재 미래창조과학부와 기상청만이 시행계획과는 별도의 계획을 수립했을 뿐, 나머지 부처들은 시행계획은 물론 육성시책조차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태 의원은 “2011년 슈퍼컴 자체개발과 활성화를 장려하는 ‘국가초고성능컴퓨터 활용 및 육성에 관한 법률’(약칭 초고성능컴퓨터법)이 제정됐지만, 법률상 규정에 따른 성과가 미흡하고, 제정 후 5년이 지난 지금 제도운영경험을 바탕으로 한 개정 또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미래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매년 100억원 가량을 투자해 2020년까지 1PFLOPS, 2025년까지 30PFLOPS 이상의 슈퍼컴퓨터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래부에서 2020년까지 확보하고자 하는 슈퍼컴퓨터는 2008년 세계 1위(1.1PFLOPS) 슈퍼컴 수준이며, 2025년까지 확보하고자 하는 슈퍼컴퓨터는 현재 세계 2위(33.9PFLOPS)에 근접하는 성능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세계 1위인 중국의 슈퍼컴퓨터 성능향상이 최근 10년 간 연평균 61.5%를 기록했고, 전세계 슈퍼컴퓨터의 연평균 성능 증가율은 62.1%를 기록하는 등 약 60% 이상 성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부의 계획대로 개발된 슈퍼컴퓨터가 초고성능 컴퓨터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반이라 할 수 있는 슈퍼컴 사업이 뒤처지고 있는 현실이 우려됨과 동시에 투자계획을 밝힌 미래부의 슈퍼컴 담당자가 융합기술과 사무관 1인으로 국가초고성능컴퓨팅 육성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상황” 이라면서 “대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힌 국가적 관심 사업을 1명의 인력만으로 총괄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중소기업·산업체에 슈퍼컴퓨터 데이터 지원을 통해 적은 자본으로 새로운 사업을 창출해낼 수 있지만, 현재 중소기업·산업체에 대한 슈퍼컴퓨팅 기술의 접근은 이뤄지지 않고 있고, 원천기술발전의 핵심인 R&D분야의 지원 역시 미흡한 상황”이라면서 “국회차원에서 중소기업과 산업체, R&D 분야 등에서 슈퍼컴 활용도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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