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기존 오프라인 금융 채널(점포)의 가치는 분명히 존재하며, 이는 빅데이터 기반의 고객 행동패턴 분석을 통해 실증적으로 입증되고 있다’는 설득력 있는 견해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는 웰스파고, HSBC 등 글로벌 주요 은행들을 자사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는 테라데이타(TERADATA)의 주장이다.
최근 방한한 테라데이타의 토니 올슨(Tony Ohlsson, 사진) 총괄 책임자(금융, 유통, 통신 부문 역량센터)가 28일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올슨 총괄은 25년간 데이터분석 업무에만 종사해 온 세계 최고 수준의 빅데이터 전문가로, 세계 각지에서 개최되는 CRM 및 데이터웨어하우스 분야의 세미나에 초빙되는 유명 강연자이기도 하다.
◆ “고객은 여전히 온/오프라인 모두 중시”… '디지털 채널'만 선호할 것이란 생각은 편견 = 금융 빅데이터 권위자인 올슨 총괄에게 가장 먼저 묻고 싶었던 질문은 ‘금융 고객의 행동 패턴’에 관한 것이었다.
‘고객이 금융상품을 구매하기까지의 패턴이 과거 오프라인 시절과 비교해 현재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올슨 총괄은 “빅데이터 기반의 고객행동패턴 분석에 따르면, 고객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점포)를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상품 구매를 한다”고 답했다.
그는 “고객은 온라인으로 금융상품 검색하고, 비교를 한다. 다만 실제적인 구매 계약은 오프라인 채널를 통해 처리하는 비중이 높다”고 덧붙였다. 고객 행동패턴 분석결과, 오프라인 채널이 가진 가치는 분명히 존재하며, 따라서 금융회사는 이를 감안한 CRM전략, 마케팅전략을 구사해야한다고 주문했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금융 점포는 앞으로 디지털시대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올슨 총괄은 ‘소매 유통업’을 예를 들면서 ‘그렇다’고 아주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고객행동 패턴에 대한 실증적인 결과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적절하게 믹스를 해야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라며 “심지어 애플(Apple)도 오프라인 점포를 내고 있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오프라인에서 직접 고객과 텔러간의 대면 프로세스(face to face)에 대한 가치는 재평가돼야하고,또한 통합고객관리 관점에서도 오프라인 점포의 역할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객의 행동패턴, 왜 ‘경로 분석’이 필요한가?… “CRM 전략의 방향성 좌우”= 테라데이터가 고객사의 빅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해 추출한 고객 행동 패턴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일반적인 상식과는 다소 다른 의외성을 발견할 수 있다.
올슨 총괄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해를 돕기위해 영국에서 실증된 고객행동 패턴을 도식화한 맵(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영국의 사례가 중심이 되긴 했지만 이같은 고객행동 패턴은 실증적으로 아태지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이 트렌드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고객은 웹, 콜센터, SNS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을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최종적으로 금융상품을 구매하지만, 정작 구매한 이후에도 여전히 상품검색을 하고, 콜센터를 통해 문의하며 피드백을 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금융회사가 상품 판매후 사후관리에도 소홀하면 안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리고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사후에도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다는 것은, 금융회사의 입장에서보면 두 가지의 의미있는 해석이 가능하다.
즉, 추가적으로 해당 고객에게 다른 금융 상품을 교차판매할 수 있는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는 것, 또 하나는 사후관리에 미흡할 경우 고객은 언제든지 이탈할 수 있다는 시그널이 된다는 점이다.
올슨 총괄은 “대개 금융회사들은 고객이 최종 단계에 자신들과 접근했을때의 정보만 가지고 판단한다. 그러나 그 단계 이전의 다양한 고객의 행동 패턴에 대한 경로를 파악할 수 있다면, 금융회사는 훨씬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객의 행동패턴 분석을 정확하게 할 수 있다면 금융회사는 멀티 채널 환경에서 결정이 쉽지않은 마케팅 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 집행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단계별 고객 대응’… 고객 통합관리 전략의 중요성 = 금융회사가 고객의 일련의 금융상품 구매 단계의 과정(Sequence)을 더 폭넓게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다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잠재고객을 '진성 고객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올슨 총괄은 이와관련 “테라데이타는 최종 상품 구매에 앞서 고객의 단계별 행동을 파악하고, 고객과의 실시간 마케팅이 가능한 ‘빅데이터 고객분석 플랫폼’을 제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종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의 고객 행동을 그때 그때마다 파악해 마케팅 기회를 포착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다. 특히 ‘옴니 채널(Omni Channel)’ 환경으로 복잡하게 대고객 접점이 확장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콜센터 직원과의 상담 내용, 웹에서의 상품 검색, 이메일 마케팅을 했을때의 고객 반응, SNS상의 비정형 데이터 분석 등을 파악하고, 필요하다면 실시간으로 고객과의 온라인 대화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춰야한다.
기술적으로 이것이 구현될 수 있다면 이는 ‘고객 통합관리’가 가능하게 됐다는 의미다. 이는 테라데이타를 포함해 ‘빅데이터 기반의 마케팅 플랫폼’을 제시하고 있는 IT기업들이 금융 시장에 내놓고 있는 메시지다.
인터뷰에 배석한 한국테라데이타 이흥섭 상무는 주요 고객사인 W(미국) 은행이 진행한 ‘CSI 360’이란 프로젝트 사례를 들었다. ‘CSI 360’ 데이터는 콜센터, 지점, ATM, 창구직원, 이메일, 온라인, 고객행동분석데이터, 결합데이터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채널을 통해 추출됐다.
여기에는 고객의 추가상품 가입 확률, 이탈 확률, 주거래 고객 전환 확률 등 약 100개의 데이터가 파악됐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대응에 나섰다.
이 상무에 따르면, 빅데이터 기반의 마케팅 플랫폼을 적용하고 있는 또 다른 글로벌 은행도 고객 관계를 중시하는 옴니채널 전략을 통해 교차판매 지수가 크게 향상됐다.
이 은행은 매년 콜센터를 통해 4만콜이 들어오고 있는데, 4만콜에 대한 원인들을 기존 보다 정치하게 분석한 결과다. 특히 상담 데이터의 텍스트 분석 등을 통해 월 1만건 정도의 영업 기회가 새롭게 창출됐다.
한편 이처럼 고객 행동 패턴에 최적화된 빅데이터 기반의 ‘고객 통합관리시스템’이 갖춰진다면 금융회사의 대고객 업무 프로세스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이에 대해 올슨 총괄은 “멀티 채널 시대가 됨으로써 당연히 업무처리 프로세스도 바뀌어야 한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 “오픈 아키텍처 중시, 시스템 구현에 테라데이타 하드웨어 종속성 없어” = 올슨 총괄은 “특정 업무에 특화된 분석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은 6주 정도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테라데이타의 실시간 엔진을 활용해 고객 응대시스템을 포함한 빅데이터 플랫폼을 갖추는 것은 6개월~1년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테라데이터의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혹시 테라데이터 하드웨어 종속성 문제가 불거 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올슨 총괄은 “그것은 편견이다. 전혀 그렇지않다. 오히려 우리는고객이 직접 컨피규레이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테라데이타는 이미 고객의 기술환경에 맞도록 바뀌어져 있으며, 오픈 아키텍처에 적합하도록 하둡, R과 높은 연계성을 확보하는 등 외부 빅데이터 자원들과의 협력이 가능하도록 에코시스템이 매우 안정적으로 구현돼 있다고 강조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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