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와 (우리는) 고객 포트폴리오가 다르며 2019년, 2020년이 되어야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대란 밸런스가 잡히지 않을까 한다. LCD는 포기할 생각을 해보지 않았지만 저(낮은)세대 팹에 대한 정리는 움직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은 12일 파주공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현재 디스플레이 시장은 LCD에서 OLED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상황이라 어떤 형태로던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 다만 온도차가 있어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에 강점을 보인다면,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를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
때문에 LCD에서 두 업체의 온도차가 분명하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수요처가 확실한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 축소를 추진하고 있다. 작년에는 천안에 위치한 L5 라인의 가동을 중단했고 올해는 탕정에 자리 잡은 L7-1라인의 설비를 올해 안에 매각할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매출의 90% 가량이 여전히 LCD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OLED TV는 아직까지 혼자만 사업을 하고 있고 시장 확대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시점에서 한 부회장의 팹 정리에 대한 발언은 중장기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같은 방향으로 사업을 꾸려 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부회장은 “패널 메이커 입장에서 고객의 포트폴리오에 따라 계획이 바뀐다. 중소형에서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에 주안점을 두다보니 플라스틱 OLED(POLED)는 시계(스마트워치) 정도만 국한해서 투자했었다”며 “POLED가 모바일에서 메가 트렌트라는 것은 부인하지 않겠다. 시장성과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단계적으로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대형 OLED에서 삼성전자가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로 대응하는 것에 대해서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LCD는 LCD, OLED는 OLED라는 것. 근본적인 차이까지 뒤집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도 나름대로 양자점(QD) 기술에 대한 꾸준한 연구개발(R&D)은 추진되고 있다.
한 부회장은 “색재현율을 높이고자 한다면 (굳이) QD가 아니어도 된다. (QLED)가 맞다 틀리다보다는 QD에 대한 미래준비도 하고 있으며 제품화의 큰 방향은 OLED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OLED 원가절감을 위한 솔루션 프로세스(용액공정, 솔루블)에 대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RGB(발광층)뿐 아니라 정공수송층(HTL), 정공주입층(HIL), 전자수송층(ETL), 전자주입층(EIL) 등에 적용되는 여러 가지 재료가 다 같이 준비되어야 한다. 증착방식은 (용액공정)이 베스트 솔루션이며 2~3년 이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참고로 용액공정은 용액 형태의 OLED 발광 재료를 잉크젯 프린팅 기법으로 기판 위에 얹는 기술이다. 진공 챔버에서 유기 재료를 기화시키는 진공 증착 방식 대비 유기 재료의 낭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OLED 디스플레이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편 지난 2분기 실적에 대해 한 부회장은 “2016년이 2015년보다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2분기 말부터 조짐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여러 가지 극복방안과 함께 원가절감을 하고 있어서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나은 모습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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