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10세대급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의 신규 투자 가능성을 내비쳤다. LG가 이 같은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BOE가 10.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짓겠다고 공식 발표했고, 삼성디스플레이도 10세대급 LCD 공장의 신규 증설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추후 60인치 이상 대형 시장에서 OLED 패널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즉, 경쟁사들이 대형 세대의 LCD 공장을 짓더라도 LG디스플레이는 OLED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17일 오후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20주년을 기념해 파주 사업장에서 열린 중장기 전략발표회에서 “올해 4분기면 두 번째 8세대 OLED 증착라인(파주 E4)이 풀 가동된다”며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3번째 대형 OLED에 대한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8세대 (증착라인을)를 (보완) 투자할지, 기판 크기를 늘려 10세대 신규 투자로 갈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며 “10세대급으로 갈 경우 시설투자액이 더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LCD 10.5세대 투자를 하는데, OLED도 10세대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 사장은 “풀HD OLED 패널의 수율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보다 더 높다”며 “울트라HD 제품은 아직 풀HD 수준은 안되지만, 올 연말까지는 수율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LG디스플레이는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OLED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까지 대형 및 플렉시블 OLED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LCD 분야까지 포함해 10조원 이상의 투자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 사장은 “그간 매년 특정 고객(애플)을 위한 투자가 절반 정도였다”며 “(10조원 투자 금액 중) 순수 경상 투자액이 3조원이라고 보면 7조원은 신규 투자”라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투자 방향은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시황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 사장은 “세트 업체들의 재고가 예상 수준 이상이어서 하반기 조정기에 돌입할 것”이라며 “보수적으로 경영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2016년, 2017년 중국 업체들의 대형 세대 라인이 가동돼 공급 과잉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시황이 악화되면 투자가 미뤄질 수도 있다고 본다”며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울 것으로 보지만,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에 대해서는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한 사장은 “우리는 중국 업체들을 평가절하하지 않는다, 무섭다, 특히 정부 지원이 상상을 초월한다”며 “하지만 아직 우리가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고, OLED는 분명히 격차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있는 OLED 분야에 집중해 격차를 더 벌리겠다”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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