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국내에서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SaaS(Software as a Service)는 SW·데이터를 중앙에서 관리하고, 사용자는 인터넷을 통해 활용할 기능을 필요한 만큼만 이용하고 요금을 지불하는 형태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말한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9년까지 SaaS 분야는 연평균 19.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형 사업자들이 집중하는 서비스형 인프라(IaaS)와는 달리 SaaS는 데이터센터 구축 등 별도의 인프라 투자 없이도 차별화된 기능을 무기로 충분히 진입이 가능한 분야다. 때문에 미래창조과학부도 최근 SaaS 개발 지원을 통한 스타급 클라우드 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상황이다.
그렇다면 국내 SW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SaaS 기업으로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단순히 자사의 SW 패키지를 클라우드 형태로 변경하면 그뿐일까.
이와 관련, 최근 방한한 얀나 드하르마스티라 가트너 책임 연구원<사진>은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한 베스트 프랙티스(모범사례)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에 맞게 제품을 기존 글로벌 기업들과 차별화해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드하르마스티라 책임 연구원은 가트너에서 21년을 근무한 베테랑 연구원으로 현재 아시아태평양지역의 SW팀에서 CRM와 ERP 등의 SaaS 전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SaaS 성공기업의 비결에 대한 그의 답변은 다소 원론적이다. 그런데 그것이 또 정답이다.
그는 “SaaS 비즈니스는 국경이 없으며, 이전 SW 패키지 제품과 다른 배포 방식을 갖고 있어 글로벌 시장 진출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며 “현재 국가별 SaaS 채택은 애플리케이션에 따른 것보다는 기반 인프라, 즉 네트워크 인프라에 따른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때문에 네트워크 인프라가 잘 갖춰진 한국은 SaaS가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이 잘 갖춰져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중국은 기업 성장속도가 빠른 반면, 개별 기업의 요건에 따른 커스터마이징(최적화) 요청이 많아 상대적으로 SaaS 도입이 느리다고 지적했다.
그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SaaS 비즈니스 가운데 가장 채택율이 높은 분야는 고객관계관리(CRM) 부문이다. 세일즈포스닷컴과 같은 기업의 성장세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미 CRM 부문의 SaaS 채택은 글로벌 기준으로 절반이 넘었다. 아태지역의 경우, 일본이나 호주와 같은 성숙국가와 성장(이머징) 국가가 섞여 있어 이보단 낮지만 대체로 25~40% 정도가 활용하고 있다.
그는 “CRM이 제공하는 새로운 기능이나 마케팅, 고객지원 등이 SaaS 환경에서 적합하다”며 “또한 전사적자원관리(ERP)에서 인재관리(HCM) 영역이 SaaS로 전환이 빠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ERP 가운데서 제조관리나 자산관리 분야는 SaaS 활용이 낮은 편이다.
또한 그는 모든 SW가 100% SaaS 형태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공유가 불필요한 기업 고유의 자산은 SaaS로 갈 필요가 없이 때문에 여전히 온프레미스(기업 내부)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많은 국가에서 SaaS 채택 장려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그 중 하나다. 아태지역 국가 가운데선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정부가 기업들의 SaaS 채택에 적극적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기업들이 SaaS를 채택할 경우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SaaS를 통해 혁신적인 기능을 쉽게 도입할 수 있어 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인증 프로그램을 통해 SaaS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한편 현재 성장하고 있는 대부분의 SaaS 업체는 주로 북미지역에 국한돼 있다. 세일즈포스닷컴과 같은 업체가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드하르마스티라 연구원은 “최근 호주나 인도 등에서도 혁신적인 SaaS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인도의 경우, 기존에 ERP 등을 판매하던 람코시스템즈라는 업체가 있는데 최근 ERP나 HCM 등을 SaaS로 제공하면서 북미 및 유럽기업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SaaS는 새로운 배포(deploy) 모델에 불과하다”며 “태국과 중국, 한국기업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다르겠지만 궁극적으로 이를 아우르는 베스트 프랙티스를 찾아내 확장하는 것이 성공의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