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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부회장의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겸직…국면전환 카드?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을 겸직한다. 이에 따라 지난 2012년 삼성 중국으로 떠난 장원기 사장 이후 삼성의 디스플레이 사업은 사실상 삼성전자가 다시 총괄하게 됐다. 인사시즌이 아님에도 중간에 사장이 교체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표면적으로는 지난 1분기 27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보이지만 업황 자체의 문제가 있었고 공정변환 등에 따란 영향을 받았다는 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온전한 이유로 보기 어렵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9일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개최해 삼성전자 대표이사인 권오현 부회장을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까지 추가로 겸직하게 되면서 부품 양대 축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이 본격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분기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적지 않은 손해를 봤다. OLED를 통한 이익보전이 아니었다면 적자폭이 더 커질 수 있던 상황이었다. 여기에는 LCD 패널의 판가하락과 전방산업 부진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더불어 신공정을 적용해 수율이 떨어지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신공정을 적용해 실적이 악화됐다”며 “지금은 문제가 해결됐으며 2분기중 정상화를 예상한다”고 전했다.

현재 디스플레이 업계는 중국의 공세가 끊이질 않는데다가 일본 샤프를 대만 폭스콘이 인수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지고 있다. LCD 공급과잉이 멈출 기미가 없고 TV 세트의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 양보다는 질로 승부해야 할 시점인 것. 이를 위해 OLED로의 전환과 함께 고객사 확보 및 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이 필요하다.

이런 시점에서 권오현 부회장은 디스플레이 사업 전반에 걸쳐 경쟁력을 높이고 반도체 위기극복 경험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이제까지 삼성디스플레이를 이끌던 박동건 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으로 자리를 옮겨 미래사업 준비와 부품 사업의 핵심인 설비 및 제조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기존 사업부장에 공석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조직을 만들거나 새로 신설한 전장사업팀에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

전장사업팀은 르노삼성자동차에서 전력분야 실무를 맡았던 생활가전사업부의 박종환 부사장이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박동건 사장은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소자연구팀장과 제조센터장 경험이 있다. 전기차(EV), 자율주행차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 만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또한 팀 자체가 권오현 부회장 직속이라 두루 현안을 챙기기가 나쁘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가 조직을 재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굳이 삼성디스플레이를 독립법인으로 둘 필요성이 있냐는 분석이다. 지분의 15%만 삼성SDI로부터 사들이면 손쉽게 흡수합병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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