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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IT기업 대표선수 한 자리에…서울시에 어떤 사업 제안했나?

-‘서울 디지털 서밋’ 박원순 서울시장과 15개 국내외 IT기업 참석

-현장서 호응 얻은 주차플랫폼·위치기반 식음료 판매 솔루션 ‘사업 가능성↑’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국내외에서 내로라하는 IT기업들의 주요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인텔을 비롯해 KT·네이버·카카오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기업들의 대표와 임원들이 모여 세계 디지털 수도를 꿈꾸는 서울시에 다양한 제안을 쏟아냈다.

지난 30일 서울시는 서울파트너스하우스에서 박원순 시장과 이상철 LG유플러스 고문, 국내외 15곳의 글로벌 기업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 디지털 서민 2016’을 개최했다. 이번 서밋은 지난 2월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 디지털기본계획 2020’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날 각 기업 대표들은 서울시에 각종 협력 방안 및 개선안 등을 제안하고 전략적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박 시장은 기업들이 제시한 안에 대해 일일이 의견을 전달했고, 이 중 주차 플랫폼 및 돔구장 내 식음료 판매 솔루션 등은 사업 협력을 적극 지지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의견을 수렴해 선제적으로 행정 및 정책에 반영, 서울시 발전뿐 아니라 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추후 반영된 의견을 현실화했는지에 대해 다시 설명할 기회도 가지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이상철 LG유플러스 고문은 “서울시는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는 도시가 돼야 하고 궁극적으로 세계 첫 인텔리전트 도시로 발전해야 한다”며 “기업들은 세계 최고 테스트베드인 서울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것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영업적 도움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이 서밋을 통해 서울시에 제안된 14개 기업들의 사업 추진안을 각 기업별로 요약해봤다. 이날 협력안을 제시한 기업은 ▲아마존 ▲시스코 ▲HPE ▲인텔 ▲오라클 ▲ZTE ▲MS ▲안랩 ▲KT ▲네이버 ▲우리은행 ▲인터파크 ▲카카오 ▲한글과컴퓨터다. 화웨이는 서밋에 참여는 했으나, 특정 안을 제안하지는 않았으며 협력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오라클, IoT 주차 플랫폼…서울시장 “당장 하자”=김형래 한국오라클 지사장은 서울시에 공영·민영 주차장 내 주차 가능 공간을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주차 플랫폼을 소개했다.

이날 김 지사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도입된 ‘SFPark’ 솔루션을 예로 들었다. SFPark는 2만7000여개 주차 공간을 8200여개 센서를 통해 실시간 정보를 수집하고,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구역별 차등 요금제를 실시했다. 혼잡한 지역에서는 주차요금을 인상하고, 한적한 곳에서는 요금을 낮추는 방식이다.

김 지사장은 “서울시에서도 IoT와 빅데이터를 도입해 서울형 맞춤 주차 플랫폼을 제공한다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오라클은 풍부한 IoT 및 빅데이터 기술을 바탕으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큰 관심을 표하며 바로 시에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는 택시와 버스 운행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주차장 정보도 알 수 있다”며 “스마트파킹은 제 꿈이기도 했고, 굉장히 재밌다. 바로 하자”고 화답했다.

◆HPE, 야구장 좌석에서 음식 주문…서울시 “고척돔에 적용하자”=김한호 한국휴렛팩커드 부사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리바이스 스타디움에 적용된 위치기반 식음료 판매 솔루션을 국내 첫 돔야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에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미식축구 운동장에 와이파이 서비스와 위치기반 서비스를 통해 좌석에서 식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지윤 서울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당장 논의해 내년부터 적용하자고 응답했다. 이 이사장은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시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슴이 뛴다”며 “올해 계획을 세워야 내년부터 진행할 수 있으니, 벤치마킹해 적용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양 측이 합의를 이룬다면 도입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아마존, 북촌 시범단지에 AWS 클라우드 지원=피터 모어 아마존 아시아태평양 공공사업본부장은 서울시 지정 북촌 IoT 시범단지 및 100여곳에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플랫폼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아마존은 서울시 열린데이터 광장 및 기업 간 오픈데이터카트 구축을 위한 AWS오픈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하고 클라우드 및 디지털교육을 실시하고자 했다.

이와 관련 박 시장은 “북촌지역은 IoT 집중지구로, 구체적으로 아마존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검토해보자”며 “서울시가 공개한 데이터의 활용 방안에 대해 아마존이 상당 부분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고, 교육 프로그램 지원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인텔 “서울시 IoT 리딩도시 브랜드 구축에 기여할 것”=인텔은 아마존처럼 IoT 실증지역에 관심을 나타냈다. 이에 인텔은 서울시의 스마트시티 구현을 위한 IoT 실증지역 100개소 확대에 지속 협력할 예정이다.

이날 권명숙 인텔코리아 지사장은 음악과 문화 행사에 IoT를 적용하고 인텔 신기술을 지원하는 부분을 고려했다. 또, 빅데이터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빅데이터 캠퍼스’ 협력을 통해 기술 및 제품 지원을 추진할 방침이다.

박 시장은 “북촌지역 등 시범지역 확대 때 함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구체적인 장소를 놓고 고민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랩, 서울시 스마트홈에 IoT 보안 대책 마련=권치중 안랩 대표는 안전한 스마트홈 환경구성 사업을 제안했다. 권 대표는 해킹 동영상을 통해 아파트 내 월패드 해킹 때 벌어질 수 있는 위험 사항을 보여줬다. 공격자가 월패드를 해킹해 권한을 획득하고 악성코드를 업로드하게 되면, 출입문부터 각종 전자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된다.

권 대표는 SH공사의 기축 혹은 신축단지에 안전한 스마트홈을 구축하고, 유관 기관과의 협조를 통한 보호대책 마련을 제시했다. 권 대표는 “IoT 보안을 위해 공동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취약점 분석·평가 등을 진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는 공공 임대주택 25만채를 보유하고 있다”며 “공공 임대주택부터 스마트홈 안전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지 테스트한다면, 민간으로 확대하기 쉽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MS, 청년 창업 지원 위해 서울스파크 프로그램 협력=최기영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은 서울시와 ‘서울스파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서울스파크는 청년창업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3년간 무상 지원하고 기술 교육 및 해외 진출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MS는 안전한 서울을 위해 사이버보안센터(CSC) 구축 관련 서울시와 협의를 진행하고 스마트빌딩 관련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실시하고자 했다.

박 시장은 “서울스파크 프로그램은 말할 나위 없이 좋고, 사이버보안도 함께할 부분이 많을 것 같다”며 “서류 없이 터치 및 눈빛만으로 업무를 할 수 있는 디지털 시장실(Mayor room)을 만들고자 하는데 도와주면 좋겠다”고 답했다.

◆시스코, 서울시 IoT인큐베이션 센터와 협력 모색=정경원 시스코코리아 지사장은 서울시 ‘IoT인큐베이션 센터’와 시스코 ‘GCOE 혁신센터’ 간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오는 9월 오픈하는 IoT인큐베이션 센터와 연계해 해커톤 및 경진대회를 공동 개최하겠다는 것. 이를 통해 파트너사를 발굴하고, 검증된 솔루션 및 서비스의 글로벌 진출을 돕겠다는 복안이다.

정 지사장은 “시스코의 혁신센터에서 개발한 자동차·교육·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선구적 서비스 사례를 서울시에 도입할 수 있다”며 “에코 시스템이 중요하며, 우수 기술을 글로벌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박 시장은 해커톤 공동 개최 및 글로벌 진출 지원 등의 방안에 대해 서울시와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사업으로 고려했다.

◆KT, 비콘·클라우드 인프라 활용 사업 제안=KT는 비콘을 활용한 IoT 실증사업 지원과 클라우드 인프라·교육 제공안을 발표했다. 박 시장은 그동안 서울시와 협력해온 KT와 향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문환 KT 부사장은 “가로등 및 지하철 등에 비콘 인프라 설치를 허가해준다면 더 좋은 서비스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비콘 인프라 확대를 통해 주거·안전·복지 및 관광 정보 제공 등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고 강조했다.

또한, KT는 글로벌 청년 기업 750개를 대상으로 기업당 300만원 상당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고 시민 등에게 클라우드 무상교육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ZTE, 사물인터넷 공동 협력 통해 비용 절감 꾀한다=ZTE는 기업들의 부담을 낮추는 비용 절감 차원으로 접근했다. 챠오 진 ZTE코리아 지사장은 “서울시는 공공서비스를 조달할 수 있는 회사를 소개해주고 서비스 사업자들과 연계해준다면 상품 개발 관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oT 사업자가 요구사항을 ZTE에 제시하면 공동 협력을 통해 최대한 수요를 단일화하고, 보유한 생산·개발 시설 및 통신 부품을 활용해 원가 절감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IoT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단말·솔루션 비용 절감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며 “중소기업·스타트업 상황 및 정보 공유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대목이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카카오, 서울시 대중교통 데이터 개방 요청=카카오는 서울시에 오픈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의 최신성 및 정확도 문제를 지적하고 트래픽 제한을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홍은택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모바일 주문생산플랫폼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에 서울의 대표상품들을 배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 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게 새로운 수익모델을 강구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도록 협력해 확대하자고 했다.

◆네이버, 서울시에 디자이너 작업 공간 요구=네이버는 디자이너 생태계 구축을 위해 온라인 플랫폼을 제공키로 했다. 이에 네이버는 서울시가 갖고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디자이너 작업실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 총괄 부사장은 “네이버는 웹툰 등을 통해 개인을 유명하게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청년 디자이너들을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며 “네이버는 온라인 내 검색 및 쇼핑 공간을 제공하고 홍보 및 모바일 쇼핑 노하우 교육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핀테크 기업 투자 지원=조재현 우리은행 스마트금융사업본부 부행장은 미래 유망기술 기업에 대한 직접 지분 투자 등을 통해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할 계획을 내놓았다. 또, 중소상공인 대상 모바일 대출 지원 및 비콘기술을 활용한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도 발표했다.

조 부행장은 “우리은행의 창업 지원안이 KT 교육서비스 제공안과 MS의 서울스파크 프로그램과 결합된다면 더 큰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금융, 세무, 회계, 법률 등 전문가로 구성된 멘토단이 있어 전문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박 시장은 “핀테크 분야에서 런던의 레벨39와 협약을 맺어 여의도와 영등포 지역에 클러스트를 구축하는데 우리은행이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인터파크, 책 읽는 지하철과 작은 결혼식 제시=이상규 인터파크 대표는 서울시민 출퇴근 시간을 활용한 도서 캠페인의 일환으로 인터넷책자(e-book) 시스템과 비콘 등을 활용해 지하철 공간의 전자 도서관화를 꾀했다. 또한, 서울시에서 저렴하게 결혼식장을 대여해 작은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안했다. 서울시가 장소를 발굴하고 인터파크가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박 시장은 “집부터 사무실까지 가는 대중교통이 새롭게 디자인되는 것을 꿈꾼다”며 “지하철은 전반적으로 완전히 변해야 하는데, 여기에 인터파크가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글과 컴퓨터, 종이 대신 e-book=이원필 한글과컴퓨터 대표는 통번역 기능을 갖춘 문서 자동번역 시스템을 서울시에서 반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e-book을 제작해 종이 저작물들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서울시와 산하기관에서 제작하는 인쇄물은 약 180만부로 46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e-book화 작업에 협력할 수 있다”며 “한글과컴퓨터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서울시의 효율적 디지털 업무환경도 구축할 수 있다”고 말을 보탰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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