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네트워크 공룡 ‘시스코’가 체질개선에 나섰다. 폐쇄적인 하드웨어(HW) 중심의 네트워크 장비 판매에서 개방형 표준 소프트웨어(SW) 기반의 새로운 아키텍처로 변신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이번에 발표한 것이 ‘디지털 네트워크 아키텍처(DNA) 1.0’이다.
이는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나 네트워크가상화(NFV), 개방형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등 주요 네트워킹 SW 신기술을 통합해 디지털 비즈니스에 최적화시킨 개념이다. 이를 통해 마치 생물의 특징을 결정짓는 DNA를 바꾸는 것처럼, 시스코 역시 트렌드의 변화를 체감하고 스스로를 변화시켜 나가겠다는 각오다.
30일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이문철 시스코코리아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크 영업 총괄 부사장<사진>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과정에서 IT는 모든 비즈니스의 기본이 되고 있으며, 지금보다 더 간결해질 필요가 있다”며 “바로 지금이 네트워크가 이 변화의 주역이 되는 타이밍이며, 이 중심에는 ‘DNA’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발표된 DNA는 크게 가상화와 자동화, 네트워크 인텔리전스, 클라우드, 개방‧확장형 프로그래머블한 개발이 가능하도록 한 설계 개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현재 시스코의 차세대 데이터센터 네트워크가 애플리케이션 중심 인프라스트럭처(ACI)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 ACI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애플리케이션 폴리시 인프라스트럭처 컨트롤러(APIC) 엔터프라이즈 모듈(EM)’을 통해 캠퍼스, 브랜치 유선, 무선에서 코어에서 엣지를 포함하는 전 기업(엔터프라이즈) 네트워크 영역까지 확대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는 시스코 엔터프라이즈 컨트롤러 SW의 새로운 버전인 ▲APIC-EM 플랫폼을 통한 새로운 자동화 서비스 ‘플러그앤플레이’와 ‘EasyQoS’ 등의 앱, ▲인텔리전트 WAN 자동화 서비스, 엔터프라이즈 NFV인 ▲IOS XE, CMX의 클라우드 버전인 ▲CMX 클라우드 등이다.
우선 APIC-EM 자동화 플랫폼이 지원하는 서비스 가운데 플러그앤플레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의 경우, 사전 환경 설정 등을 통해 엔니지너의 수고를 덜어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도입 기간을 최대 4주에서 수일 내, 초기 구축 비용도 최대 79%까지 절감할 수 있다. EasyQoS 앱도 네트워크가 광범위한 QoS 설정을 애플리케이션 정책 기반으로 한번에 적용 가능하다.
시스코코리아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크 기술 영업 이창주 수석부장은 “예를 들어 한 업체의 부산지사에 스위치 5대를 설치한다고 했을 때, 기존에는 파트너를 통한 주문과 장비 배송과 함께 엔지니어가 직접 부산에 내려가 케이블링과 설치를 해야 해다”며 “그러나 플러그앤플레이 앱을 이용하면 시리얼 넘버를 미리 등록하고 설정을 자동화해 바로 설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함께 발표된 최신 네트워크 운영체제(OS)인 IOS XE는 기업 환경을 위한 NFV를 지원한다. 가상화 구현을 위한 가상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호스팅, 개방형 API 등을 제공한다. 라우터나 방화벽, WAN 가속기, 무선 랜 컨트롤러 등을 HW가 아닌 SW로 구현된다. 현재는 시스코 카탈리스트3850/3650, ASR 1000, ISR 4000을 지원하지만 향후 지원 제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시스코 무선 인프라로부터 생성되는 방문자의 위치 정보를 활용, 분석해 비즈니스 적용이 가능한 CMX 클라우드도 내달부터 한국에 제공될 예쩡이다.
한편 제품 포트폴리오가 HW 중심에서 SW로 넘어가게 되면서 라이선스 구매 역시 ‘시스코 원(ONE)’이라는 이름으로 간소화될 예정이다.
이문철 부사장은 “이번 발표는 시스코의 긴 여정 중 첫 발을 내디딘 것”이라며 “올해 중반과 연말쯤에 또 다른 발표가 있을 예정이니 시스코의 변화를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