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네트워크 거인 시스코시스템즈와 윈도 제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인수기업의 사업영역도 클라우드 관리부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반도체까지 다양하다. 이들의 기술과 제품, 인력을 통해 자사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영역에서의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우선 시스코의 경우 최근 3개 업체의 인수를 연이어 발표했다. 지난 1일(미국 현지시간) 클라우드 스타트업인 클리커(CliQr)을 2억6000만달러에 인수한다는 보도 직후, 2일에는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 리에바를 3억2000만달러에 사들인다는 발표했다.
클리커의 경우, 기업의 내부시스템과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최근 시스코는 이같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영역에 집중하고 있는데, 클리커의 기술 통합을 통해 자사 제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클리커 인수는 오는 3분기 중으로 완료될 예정이며, 약 100여명의 인력이 시스코로 합류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에도 시스코는 IoT 플랫폼 업체인 재스퍼테크놀로지를 14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으며, 지난해에는 네트워크 보안회사인 랜코르와 IoT 분석업체인 파스트림, 화상회의소프트웨어(SW)업체인 아카노 등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클라우드 퍼스트, 모바일 퍼스트’를 외치고 있는 MS의 M&A 행보도 시스코에 못지 않다. MS는 최근 크로스플랫폼 앱 개발툴 업체인 자마린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자마린은 윈도와 iOS, 안드로이드, 맥 OS X 등을 위한 네이티브 앱을 만드는 개발 툴을 제공해오며 큰 인기를 끌어왔다. 이미 전세계에서 1만5000여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번 MS의 자마린 인수는 MS의 개발 툴 전략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스콧 거스리 MS 클라우드 및 엔터프라이즈사업부 총괄 부사장은 블로그를 통해 “자마린과 오랜기간 파트너십을 맺어왔으며 앞으로 MS의 여러 개발자 툴과 서비스가 더 깊이 통합될 것”이라고 말했다.
MS의 M&A 행보는 최근 IT업계의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AI에도 눈길을 주고 있다. 지난달 초 MS는 영국의 AI 스타트업 기업인 스위프트키를 2억500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스위프트키는 사용자가 입력할 것으로 예상되는 단어를 미리 제시해 글을 신속하게 작성할 수 있도록 하는 키보드 앱을 만들었다. 이는 전세계 약 3억여 대의 스마트폰에 설치돼 있지만, MS의 윈도 기반 스마트폰에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스위프트키와 같은 앱 업체 인수는 모바일 영역에서의 리더십 확보를 위한 MS의 행보와 맞닿아 있다. 지난해에도 MS는 이메일 앱인 ‘아콤플리’, 일정 관리 앱 ‘분더리스트’, 달력 앱 ‘선라이즈’를 인수했으며, MS 최고SW아키텍트 출신인 레이 오지가 설립한 모바일 팀 커뮤니케이션 SW 스타트업인 ‘탈코’까지 집어삼켰다. 탈코의 경우 MS의 스카이프에 결합된다.
이밖에도 MS는 빅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메타너틱스’, 인기 게임 마인크래프트의 일반용 버전에 이어 교육용 버전인 ‘마인크래프트에듀’도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