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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커진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해법은?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2016년 현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IT 수요의 둔화와 중국의 위협이 가시화되고 있는데다가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한 업체 사이의 합종연횡으로 관련 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 두 업종이 대표적인 수출 산업이고 우리나라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상당하지만 당분간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면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16년 주요 반도체 업체의 설비투자 전망은 다소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업체는 역성장이 예상됐으나 TSMC를 비롯해 인텔과 마이크론은 추가로 설비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 업체 가운데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추정 투자금액 131억8200만달러 (약 15조3900억원)보다 13.5% 줄어든 14억달러(약 13조3100억원)를 집행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53억7000만달러(약 6조2700억원)에서 10.6% 줄어든 48억달러(약 5조6054억원)가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신규 라인이나 공장 증설과 같은 대규모 중장기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통상적인 설비투자에서는 아무래도 허리끈을 졸라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무엇보다 두 업체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D램 시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2016년 글로벌 D램 시장규모는 올해보다 7.4% 역성장한 443억9600만달러(약 51조8600억원)에 머물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반도체는 대표적인 수출 산업이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수출액은 수입액의 5~9배에 달한다. 불안요소는 역시 엔/달러 환율이다. 이는 일본 업체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엑화 약세가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D램 가격 하락세가 둔화되고 낸드플래시 가격이 소폭 상승세로 전환해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2015년 상반기 D램 가격이 하락하는 동안 반도체 업체는 높은 수익을 올렸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반도체 사업의 힘이 컸다.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3조66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올렸던 2010년 3분기(3조4200억원) 기록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도 같은 분위기였다. 우호적 환율 환경과 모바일 제품군의 출하 증가에 따라 3분기에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SK하이닉스는 7분기째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4분기부터는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평균이 6조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3분기는 물론 2분기보다 못한 실적을 점친 셈이다.

반도체 경기 선행지표인 BB율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위안꺼리다. BB율은 수주액을 출하액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예컨대 BB율이 0.96라는 것은 출하액 100달러 당 수주액이 96달러라는 의미이다. 올해는 BB율이 일시적으로 1보다 낮더라도 곧바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년에도 비슷한 흐름과 함께 급격한 경기가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D램을 제외한 광학, 센서, 아날로그 등의 반도체는 소폭 성장이 예상된다.

다른 업종과 비교해 반도체는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겠지만 지난 2년 동안 보여준 성과에는 미치지 못한다는데 업계 전문가의 의견이 모아졌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20% 초반이나 10% 후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 디스플레이는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이 LCD 패널 공급과잉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감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삼성디스플레이나 LG디스플레이가 중국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나 중국 현지 업체의 신규 공장 물량이 더 많다. 예정대로 공장이 완공되면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생산 능력이 우리나라를 앞설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LCD 패널은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수출 비중이 높지만 최근 3년 동안 연속해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수요의 부진, 중국 현지 생산 확대, 중국 업체의 시장점유율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은 한동안 10% 성장이 가능하지만 어쩔 수 없이 LCD 시장은 일정 부분의 조정기가 불가피하다. 그나마 OLED 시장도 내년에는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태블릿 시장이 둔화되고 TV 시장은 정체 상태여서 디스플레이 업체의 수익성은 다소 하락을 겪을 수밖에 없다. IHS는 향후 2~3년 동안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는 양적?질적 우위를 점하겠지만 이 기간 동안 확실한 준비가 없다면 중국과 동등하거나 열세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쌓여가는 패널 재고도 문제다. 2015년 글로벌 TV 출하량은 2억2000만대 수준인데 패널 공급량은 2억6000만대로 4000만대의 차이를 보인다. 업계에서는 적절한 수준의 패널 재고를 14% 정도로 보고 있는데 장거리 운송이 필요한 것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값비싼 IT 패널을 TV 패널로 대체하는 등의 수요를 감안하면 내년으로 넘어가는 패널 재고는 800만대로 예상된다. 결국 이 재고는 그대로 패널 업체가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2016년에는 재고관리와 함께 시장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각 업체가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수환 기자> 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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