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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진흥법 개정이 오히려 공공IT 사업환경 악화…IT서비스업계 '고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2016년을 맞이했지만 공공IT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중견및 중소 IT서비스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대형 IT서비스업체들이 비교적 견조한 경영성적을 낸 것과는 달리 중견 IT서비스업체들은 편차가 심한 성적표를 받았다. 즉, 중견 IT서비스업체들의 실적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공공SW시장에서 중견 IT서비스업체들은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빠져있다.

대기업의 공공SW 시장 진출이 제한되면서 중소중견 IT업체들에겐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듯 했다. 이와 관련 공공 조직을 강화해 영업력을 향상시키는데 역점을 뒀다. 외형상으로 성장도 했다.

◆공공시장, 중견 IT서비스업체들 예상치못한 고전 = 하지만 지금 시장에선 “모 업체 대표가 공공시장을 접자고 했다”, “관련 조직을 대거 축소할 것이다”라는 소문이 계속 들리고 있다. 진위를 떠나 ‘한줄기 빛’ 인줄 알았던 공공 IT시장이 업체들의 예상과는 달리 계륵이었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한 중견 IT서비스업체 관계자는 “10개 사업을 잘 해도 1∼2개 사업이 무너지면 전체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공공사업”이라며 “사업을 가려 수주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사실 공공사업은 이전부터 ‘대학사업’과 더불어 악명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명확하지 않은 사업 계획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추가 개발 등이 사업에서 이익을 낼 수 없게 만들었다.

그나마 해당 분야에서 경험이 많았던 업체들은 ‘나름대로의 리스크 관리’ 경험을 통해 이를 상쇄시켜 왔다. 한 중견 IT서비스업체 관계자는 “원칙이 있다. 사업경험이 있는 사이트(공공기관) 사업만 수주하고 다른 것은 욕심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경험이 있다는 것은 해당 발주기관의 성향을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사업수주 업체가 어느 정도 사업을 컨트롤을 하면서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 사업 참여 제한으로 대기업이 진행하던 시장에 중견, 중소기업이 밀려들어갔다.

◆올해부터 SW산업진흥법 '하도급; 규정 개정, 더 난감해진 IT서비스업계 = 한편으론 새로운 업체가 진입하다보니 발주처입장에서도 난감해졌다. 사업 수행 과정에 있어 서로간의 소통보다는 일방적인 지시와 이를 따르기 위한 수주업체의 ‘꼼수’만 더욱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중소중견 IT서비스업체들에게 올해 공공SW 시장전망을 어렵게 하는 것은 지난달 31일부터 시행되는 소프트웨어(SW) 산업 진흥법 개정안 탓도 크다.

올해부터 공공SW 사업 시 원수급자가 사업금액의 50% 이상을 하도급 줄 수 없다. 또 원칙적으로 모든 재하도급도 금지된다. 이에 따라 원수급자는 사업수행을 위한 필요인력의 50%를 자체 인력으로 보유해야 한다.

이에 따라 공공SW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기 위해서는 적정 규모 이상의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대기업 조차 인력 기반의 SI사업에는 손을 떼는 분위기다. 수익성을 맞추기 힘들기 때문이다.

다단계 하도급이 제한되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공이 있던 중견 기업들조차 인력 자체 보유 어려움으로 공공SW 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하도급 문제는 풀어야할 숙제라는 것에 정부나 업계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제안요청서(RFP)를 대필해 달라는 공공기관이 많다는 것이 업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SW 시장에서의 업체 경쟁력 확보와 발주 품질 향상은 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정부의 SW시장 정책이 특정 시장이나 사업자에 ‘제한’을 거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IT서비스업체의 한 관계자는 “정부정책 탓에 시장의 변수가 너무 많이 생기는 것이 문제”라며 “생태계를 건전하게 일궈내야 한다는 것은 동의하지만 이를 위해 제한요소가 많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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