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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삼성의 뚝심

[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삼성그룹은 4일 2016년 정기임원인사를 실시했다. 부사장 29명을 비롯해 전무 68명, 상무 197명 등 총 294명으로 지난 2009년 247명 이후 최소규모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부사장 14명, 전무 30명, 상무 91명의 승진자로 전체의 45%를 차지했다.

승진 규모는 줄었지만 주목할 부분은 발탁 인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타이젠(TIZEN)’ 담당 부장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웨어러블용 타이젠 플랫폼 개발 및 TV와 가전 등 타 제품 확산을 주도한 김두일 삼성전자 부장을 상무로 승진(2년 발탁)시켰고, 올해는 타이젠 플랫폼 검증과 성능 개선을 주도한 김강태 부장을 상무(2년 발탁)자리에 올렸다. 김두일 상무는 타이젠 플랫폼 개발을 , 김강태 부장은 타이젠 플랫폼의 품질과 성능을 개선시킨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파격적인 인사지만 타이젠의 성과는 사실 미미하다.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에서 타이젠의 점유율은 1% 미만이다. 타이젠 스마트폰은 이제 조금씩 출시되고 있다. TV 등 가전에도 탑재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두 건의 승진인사를 보면 타이젠에 대한 삼성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사업부 매각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삼성이 타이젠만큼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생활가전에도 타이젠을 확대 적용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실제 내년 삼성 스마트홈 전략의 핵심도 타이젠으로 알려진다.

여기서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 ‘초심’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 달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전에도 리모(LiMo)나 바다 등을 포기해버린 전력으로 개발자들의 신뢰를 잃은 바 있다. 개발자가 없으면 확산이 힘들고, 생태계 조성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타이젠은 애플 아이오에스(iOS)나 구글 안드로이드보다 후발주자다.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현재에 대해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OS 개발은 타이젠이 마지막’이란 ‘뚝심’이 필요하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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