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유료방송과 지상파 방송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분산된 방송정책의 집중과 새로운 유형의 방송통신 서비스에 대한 제도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케이블TV와 지상파 방송사간 무료VOD(FOD) 협상에 방송업계의 관심이 집중돼있다. 정액방식으로 지불하던 FOD 대가를 가입자당 지불하는 CPS 방식으로 변경할 것인지를 놓고 양측이 갈등을 벌이고 있다. 27일부터 유무료 VOD가 중단될 뻔 했지만 극적으로 12월 말까지 협상을 이어가기로 하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여전히 서비스 중단 가능성은 남아있고, 앞으로도 지상파와 유료방송사간 갈등은 계속해서 나타날 수 있다. 무엇보다 양측의 갈등이 시청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소모적 갈등을 방지하고 분쟁시 조정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단 관리체계부터 일원화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방송업무가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로 분산돼 있다보니 체계적 대응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서비스 중단 주체에 따라 소관 부처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지상파 방송사가 콘텐츠 공급을 중단해 방송이 중단되는 경우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담당한다. 반대로 케이블TV가 임의대로 송출을 중단할 경우에는 미래창조과학부가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며 단행된 정부조직개편 때 지상파와 유료방송 정책이 갈라졌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양기관이 협업하고 있다고 얘기하지만 방송분쟁, 특히 지상파가 개입된 경우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양한 형태의 방송통신 융합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지만 법제도는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당장 VOD만 해도 시청자 입장에서는 방송으로 인식되지만 현실에서는 부가통신서비스다. 그러다보니 방통위의 경우 VOD 관련 정책은 방송정책국에서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보호국에서 담당한다. 현실과는 괴리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것도 문제다.
과거 방통위가 의무재송신 채널 범위 지정을 비롯해 재송신대가산정 기준 도입 등을 추진해왔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방송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도입하려했던 직권조정, 재정 등도 이번 방송법개정안에서 배제됐다. 사실상 정부로서는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지상파 재송신 분쟁 해결을 위해 협의체를 마련했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이해당사자 한 곳인 지상파가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협의체에서 논의된 내용이 시장에 반영될 가능성도 미지수다.
<채수웅 기자> 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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