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직업병 논란 문제를 중재하기 위해 구성된 조정위원회가 23일 조정권고안을 공개 제시했다. 그러나 권고안 하나하나가 초법적이어서 삼성전자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향후 큰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조정위는 백혈병과 림프종 등 12개의 질환을 정하고, 이 병에 걸린 이들은 업무 연관성을 불문한 채 치료비 전액을 보전해 주라고 삼성전자에 권고했다. 업무 연관성이나 개연성 의심이 높은 발병자에게는 추가적 보상도 주문했다. 아울러 질환자가 사망할 경우 유족에게 별도로 일정액의 위로금 지급을 권고했다.
이 같은 조정 항목은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근간을 크게 뒤흔들 여지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근로복지정책연구센터의 한 관계자는 “공적인 영역에서 산재보험이 엄연히 존재한다”며 “개별 기업, 특히 삼성 같은 거대 기업의 행보는 다른 회사, 다른 산업 영역으로 전파될 공산이 높다”고 말했다. 산업계의 우려도 적지 않다. 국내에는 삼성전자 외에도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동부하이텍 등 다양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 공장이 존재한다. 철강, 화학 등으로 분야를 넓히면 그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권고안을 받으면 자칫 한국 경제를 뒷받침하는 첨단 산업이 ‘죽음의 산업’으로 잘못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기업 ‘사찰’ 수준의 재발방지 대책도 논란거리다.
조정위는 권고안을 실행하기 위한 주체로 사단법인 형태의 공익법인 설립을 제안했다. 공익법인 설립 및 운영을 위해 삼성전자가 1000억원을 기부하고,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도 적당한 기부를 권고했다. 협회를 낀 이유는 “한국 반도체 산업 발전을 주도하는 연합단체이기 때문”이라고 조정위 측은 설명했다. 공익법인 운영을 맡을 이사회는 대한변호사협회, 한국법학교수회, 경실련, 참여연대, 산업보건학회, 한국안전학회, 대한직업환경의학회 7곳 단체로부터 각 한 명씩 총 7명의 이사를 추천받아 구성한다. 이 이사회가 추천한 옴부즈만 3명은 삼성전자 사업장의 주요 정보를 들춰볼 수 있고, 필요할 경우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사실상 회사 경영 전반에 관해 이런저런 간섭을 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 측은 “가족의 아픔을 조속히 해결한다는 기본 취지에 입각해 신중히 검토하겠다”며 “그러나 권고안 내용 중에는 회사가 여러 차례에 걸쳐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힌 내용이 포함돼 있어 고민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가입돼 있는 한 업체의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에 종사하면 ‘몹쓸병’에 걸릴 수도 있다는 왜곡된 사인을 주는 권고안을 우리 회비 걷어서 운영되는 협회가 왜 받아야 하느냐”고 일갈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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