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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열되는 음악 스트리밍 시장…애플의 노림수는 ‘플랫폼’


-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는 철저한 수익 중심
- 연간 음악 지출액 120달러 수준으로 높아질 듯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애플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8일(현지시각) ‘애플 개발자 행사 2015(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2015, WWDC)’를 통해 월 9.99달러(한화 약 1만2000원)에 즐길 수 있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을 선보였다.

애플뮤직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행사 전부터 흘러나왔기 때문에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오히려 주목할 만한 부분은 플랫폼에 있다. 콘텐츠 시장의 성장, 그리고 이동통신과 네트워크의 발달로 급부상하고 있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는 각 업체별로 주도권 잡기가 한창이다.

작년 애플이 비츠일렉트로닉스를 3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이어폰이나 헤드폰과 같은 기기보다 서비스를 더 탐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구글이 ‘송자(Songza)’, 아마존이 ‘트위치(Twitch)’를 집어삼킨 상황에서 애플의 인수합병(M&A)은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졌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매출은 11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다. 이와 달리 음원 다운로드 서비스 매출은 2% 줄어 39억3000만달러에 그쳤다. 3세대(3G), 롱텀에볼루션(LTE), 와이파이 등 고도화되는 이동통신망 트렌드에 발맞춰 MP3 파일 다운로드보다 스트리밍으로 즐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곧 아이튠즈의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플뮤직 자체로 보면 ‘스포티파이’, ‘알디오’, ‘타이달’ 등 다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크게 다른 점이 없다. 다만 철저하게 수익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여기에 팬과 아티스트를 하나로 연결해주는 ‘커넥트’ 플랫폼까지 곁들여져 있다. 아티스트가 가사, 사진, 노래 믹싱, 영상을 올리면 팬이 소셜네트워트서비스(SNS)를 통해 다른 사람과 공유가 가능하다.

수익 관점에서 보면 애플뮤직은 아티스트와 음반사에게 구미가 당기는 서비스다. 이 시장에서 600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스포티파이만 하더라도 무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유료 회원은 1500만명에 불과하며 무료 회원의 경우 광고를 함께 보여주면서 수익을 올리는 방식이다. 문제는 광고수익의 일부(수수료 제한 나머지)를 스포티파이가 차지하기 때문에 아티스트와 음반사 이익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애플 에디 큐 부사장이 애플뮤직을 소개하면서 ‘광고 없는 수만 개에 달하는 HD급 뮤직비디오’를 언급한 것도 이를 강조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음반 업계에서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주류로 떠오르는 것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으나 철저하게 이익을 나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글로벌 음악 산업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애플의 경우 스포티파이에게 서비스 중지를 요청한 것이 알려지면서 아티스트와 음반사에게 그만큼 더 많은 이익을 확보해주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졌다.

업계에서는 애플뮤직이 활성화될 경우 소비자의 음악 지출액이 연간 12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관련 지출이 절정기에 달했던 지난 1999년 연간 64달러의 거의 두 배 수준에 달한다. 애플이 스포티파이를 두고 언급한 내용은 결국 ‘유료=업계 공생’이라는 공식 속에서 아이튠즈로 인해 냅스터와 같은 음악 공유 서비스와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를 몰아낸 것과 마찬가지라고 봐야 한다.

이제 애플에게 남은 것은 음반사와의 라이선스 계약이다. WWDC 직전 더그 모리스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최고경영자(CEO)가 애플뮤직에 대해 언급했지만 정작 애플은 행사에서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이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고도의 전략이면서 나머지 글로벌 3대 음반사인 유니버설뮤직과 워너뮤직그룹에게 보내는 메시지일 수 있다.

한편 애플뮤직은 6월 30일부터 100여개 국가에서 시작되며 첫 3개월은 무료로 제공된다. 월 9.99달러가 기본이지만 가족 6명이 사용하면 월 14.99달러에 제공된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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