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애플과 IBM의 협업이 날로 끈적끈적해지고 있다. 양사가 진행하고 있는 ‘아이오에스(iOS)를 위한 IBM 모바일 퍼스트’ 앱 확대와 함께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를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것.
이는 애플이 단순히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IBM과 함께 공략한다는 의미 이상을 가지고 있다. 아이패드, 애플워치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중장기 전략이며 기업용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현재 애플이 판매하고 있는 기기 가운데 아이패드는 판매량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시장 예상치인 1394만대에 미치지 못하는 1260만대를 판매했는데 특별한 반등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애플워치의 경우 판매량 자체는 문제가 없다. 업계에서는 연간 애플워치 판매량이 당초 예상했던 3000만대를 넘어선 36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시장도 스마트폰, 태블릿과 마찬가지로 저가 공세가 본격적으로 이어질 경우 수요 정체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애플 입장에서는 기기 판매와 함께 길게 사업을 내다볼 필요가 있다.
얼마전 IBM과 함께 일본 우정청에 아이패드를 공급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정청은 헬스킷과 리서치킷으로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높인 산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히 태블릿으로 아이패드를 낙점한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서비스의 질까지 고려했다는 얘기다. 여기에 애플은 최근 헬스케어 앱인 ‘호스피탈 RN’에 애플워치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적용대상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환자를 관리하는 병원 시스템용 단말기로 아이폰, 아이패드에 이어 애플워치까지 확대되는 셈이다.
애플-IBM 엔터프라이즈 앱은 금융, 행정, 헬스케어, 제조, 보험, 유통, 통신, 교통, 여행 등에서 올해 100여개 이상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애플워치가 가장 먼저 쓰였던 분야는 행정으로 공공 안전 관리자가 사고가 발생한 위치는 물론 피해자의 상태, 동영상 자료, 범죄 기록을 손쉽게 살펴볼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스마트워치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지만 결제시스템, 헬스케어 연동에 사용자의 기대감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된바 있다. 중국, 독일, 한국, 영국, 미국 소비자의 절반 이상은 스마트워치를 사용해 의사나 병원에 건강 정보를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다. 최대 시장인 중국은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이용한 핀테크에 관심이 높았다. 애플이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애플페이’, 그리고 IBM과의 협업으로 확실한 실적을 올린 헬스케어에서 모두 두각을 나타낼 경우 애플워치 자체의 하드웨어 경쟁력과 관계없이 시장에 끼치는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헬스케어 산업 가운데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규모는 2014년 24억달러에서 2018년 80억 달러로 4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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